가상화폐 채굴 열풍에…그래픽카드 품귀현상

-코인 채굴에 쓰이는 그래픽카드 ‘귀한 몸’
-높은 수요에 최저가격도 최대 65% 인상
-그래픽카드 해외 직구 건수도 상승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가상화폐 채굴 열풍이 온라인 유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비트코인(bitcoin), 이더리움(ethereum) 등 가상화폐 채굴에 쓰이는 그래픽카드(GPU)가 주요 오픈마켓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것이다.

가상화폐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어야 획득할 수 있다. 새 코인을 생산해 내는 것을 ‘채굴’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그래픽카드가 필수적이다. 채굴자들이 암호를 풀기 위한 연산장치로 그래픽카드를 활용하면서 관련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 채굴 성능이 뛰어난 고사양 그래픽 카드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사진> 그래픽카드 인기 상품 중 하나인 ‘지포스 1060’. 일부 상품들은 최저가 쇼핑몰에서 물량 부족으로 품절된 상태다. [사진 제공=G마켓]

23일 전자상거래 업계에 따르면 그래픽카드는 가상화폐만큼이나 ‘귀한 몸’이 됐다. 옥션이 최근 3개월(2017년 10월 1일~2018년 1월 21일) 그래픽카드 매출을 집계한 결과,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이 1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11번가와 G마켓의 그래픽카드 매출도 각각 141%, 61% 신장했다.

그래픽카드 최저가도 지난해 말부터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에 따르면 22일 기준 인기 제품들의 최저가격은 최근 3개월(2017년 10월~12월)새 36~65% 가량 인상됐다. 특히 채굴 생산성이 높다고 알려진 고사양 그래픽 카드의 수요가 급증하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고급형 그래픽카드로 꼽히는 ‘지포스 1060 D5(3G)’가 전체 판매 수량(2017년 12월 기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5%에 이른다. 해당 상품의 최저가는 지난해 12월 3월 기준 26만5750원에서 지난 22일 43만6730원으로 3개월 사이 64% 가량 뛰었다. 그래픽카드마다 차이는 있지만 고사양 그래픽카드가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 현재 ‘지포스 1080 Ti’, ‘라데온 560’ 등 상위 5개 인기 제품들은 최저가 쇼핑몰에서 물량 부족으로 품절된 상태다.

에누리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채굴용 그래픽카드 수요 증가로 상승했던 가격도 7월 이후 안정화됐으나 하반기부터 다시 가상화폐 가격이 요동치면서 그래픽카드 수요도 급격히 늘었다”며 “당분간 가상화폐의 시세에 따라 그래픽카드의 수요도 수시로 변동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해외 직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배송 대행업체인 몰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2월 그래픽카드 판매량은 지난해 1월~2월과 비교해 661% 가량 신장했다. 인기상품 1ㆍ2위를 연산능력이 뛰어난 ‘라데온 580’과 ‘라데온 570’이 차지했다. 몰테일 관계자는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불붙기 전 해외직구로 그래픽카드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극수소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가상화폐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한 지난해 5월부터 미국과 일본에서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는 회원이 등장해 지금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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