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지프 ‘레니게이드’, 2030 감성 자극하는 실용적 車…인포테인먼트는 ‘옥의 티’

- 널찍한 실내 공간, 탁 트인 개방감 장점
-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둔중한 주행감은 아쉬워
- 전반적으로 소형SUV 기본에 충실…3580만원에 가성비↑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예쁜 것’은 ‘비싸고 실용적이지 못할 것 같다’는 편견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기 마련이다. 앙증맞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다부진 인상인 지프(Jeep)의 ‘레니게이드’가 바로 그렇다. 하지만 편견을 불식시키듯 도로 위의 레니게이드는 의외로 소형SUV 본연의 자세에 충실한 차였다.

지프 레니게이드 전면.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지난 17일 기자는 지프의 레니게이드의 가솔린 모델, ‘레니게이드 론지튜드 2.4 하이’를 타고 서울 시내 곳곳과 경기도 화성 등 200㎞ 가량을 시승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샛노란 레니게이드에 대한 첫 인상은 ‘소형SUV 치곤 크다’는 것이었다. 레니게이드의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4255㎜,1805㎜, 1695㎜. 비교적 높은 전고와 박스 형태의 디자인 등으로 수치보다 커 보이는 느낌이었다. 아울러 7개의 구멍이 나 있는 길쭉한 프론트 그릴과 양 옆의 원형 헤드라이트도 레니게이드의 볼륨감을 한껏 강조하는 듯 보였다.

지프 레니게이드 후면.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실내 공간 역시 외관 만큼 널찍했다. 전고가 높은 덕분에 기자는 물론 190㎝가 넘는 동승자도 착석 시 헤드룸이 넉넉하게 남을 정도였다. 시승 차량에 듀얼 패널 파노라마 선루프가 장착돼 있는 점, 차량의 앞 유리가 큰 점도 개방감을 높여 주는 요인이었다.

2열 공간도 동급 소형SUV 가운데선 널찍한 편이었지만, 커다란 덩치에 비해 트렁크는 다소 좁게 느껴졌다. 기본 적재용량이 355ℓ로 국산 소형SUV 선두주자인 코나(360ℓ)보다 5ℓ가 적었다. 다만 2열 시트를 폴딩할 경우에는 1303ℓ까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지프 레니게이드의 2열 좌석.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전반적으로 실내외 디자인 모두 만족스러웠지만,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옥의 티’였다. 폰트나 디자인이 지나치게 투박해 조악게 느껴지기까지 했고, 내비게이션의 경우엔 제대로 작동을 하는 것인지 의심이 될 정도여서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시동을 켜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레니게이드 론지튜드 24 하이는 ‘2.4ℓ 멀티에어2(MultiAir2) 타이거샤크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차량으로 최고 출력 175마력에 최대 토크 23.5㎏ㆍm를 발휘한다. 또 9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돼 낮은 rpm에서 편안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실제 차량의 가속패달을 밟자 차는 부드럽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핸들의 경우 반응이 빨라 코너링에서도 안정감이 느껴졌다. 다만 부드럽다는 인상과 별개로 답답하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rpm은 상승하지만 차체가 둔하게 반응하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운전자들의 경우에는 묵직한 안정감을 받을 수 있을 듯 했다.

지프 레니게이드의 트렁크.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고속도로에 오르자 레니게이드는 시속 100㎞까지 비교적 무난하게 치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 이상의 고속주행에서도 다소 힘에 부친 듯 했다. 저속 주행에서는 느낄 수 없던 풍절음과 차량의 소음도 귀를 거슬렀다.

오르막길에서도 힘겨운 모습을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갈 때 본의 아니게 신중한(?) 주행을 해야만 했다.

승차감은 나쁘지 않았다. 노면 사정이 열악해도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소형SUV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차량과 비교해 특별히 불편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200㎞의 시승을 마치고 확인한 레니게이드의 리터 당 연비는 9㎞ 남짓. 복합 기준 공인연비 10㎞/ℓ엔 다소 못 미치는 결과였지만 급가속과 급정지 등을 반복한 것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장단이 확실하지만, 그럼에도 레니게이드 2.4론지튜드 하이는 널찍한 공간과 안정적인 주행 성능 등 소형SUV의 기본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과연 수입 소형SUV 1위’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차였다. 특히 3580만원이란 가격에 이 정도의 디자인과 성능이라면, 주머니는 가벼운덴 자신의 개성은 살리고 싶은 20~30대에게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의 차량인 듯 싶다.

한편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레니게이드 2.4론지튜드 하이의 총 판매대수는1071대이며, 2.0 디젤 모델은 1098대가 판매됐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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