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강풍의 조화…14·15일 메달 ‘빅데이’

칼바람에 11·12일 경기 순연
노르딕 복합 개인10㎞ 등
시프린·와타베·달마이어…
7개 메달 놓고 치열한 각축

연일 휘몰아치는 강풍에 스키 일정이 잇따라 차질을 빚으며 14~15일에 몰렸다.

국제스키연맹(FIS)과 대회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오는 14~15일은 7개의 메달이 걸려있는 ‘빅 데이(Big day)’다.

14일에는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과 노르딕복합 개인 10㎞ 크로스컨트리 스키, 바이애슬론 여자 15㎞ 등 3개 경기에서, 15일에는 알파인스키 남자 활강, 알파인스키 여자 대회전, 크로스컨트리 여자 10㎞ 프리, 바이애슬론 남자 20㎞ 등 4개 경기에서 순위가 결정 된다.

당초 설상종목은 10~15일에 골고루 분배돼 열릴 예정이었지만, 경기장이 연일 칼바람과 강추위의 영향에 휩싸이며 잇따라 연기됐다.

지난 11일에는 정선 알파인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알파인스키 남자 활강이 강풍으로 인해 15일로 미뤄졌다. 이날 새벽부터 초속 5m 안팎의 강풍이 정선 알파인센터를 강타하며 조직위는 선수 및 관중의 안전을 위해 연기를 결정했다.

12일에도 차질이 잇따랐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강원도 평창 용평 알파인센터 대회전 출발지점의 바람이 초속 9m, 기온이 영하 19.8도, 체감온도가 영하 32.5도 등의 수준을 보이며 조직위는 이날 예정된 알파인 스키 여자 대회전을 오는 15일로 미뤘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회전 도착 지점 역시 초속 3.8m의 바람이 불었으며, 기온은 영하 15.4도, 체감온도는 영하 20도를 보였다.

기상악화로 인해 설상종목 상당수가 14~15일에 몰림에 따라 국내외 ‘스키 스타’들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대표팀 선수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선수인 ‘스키 요정’ 미카엘라 시프린이 14일과 15일에 출전한다. 지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19세의 나이로 여자 회전 금메달을 목에 건 시프린은 이번 평창 올림픽에선 회전 외에도 스키 복합, 활강, 슈퍼대회전 등 기술과 스피드를 가리지 않고 출전해 스키 5관왕에 도전한다.

동계올림픽의 ‘철인 3종경기’라고 불리는 노르딕복합 개인 10㎞에 도전하는 선수들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스타는 노르딕복합 월드컵 4회 연속 우승자인 일본의 아키토 와타베다. 소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그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단 각오다. 우리나라 선수로는 박제언이 홀로 출전한다. 노르딕복합 유일한 국가대표인 박제언은 고독한 싸움에 나설 예정이다.

바이애슬론 여자 15㎞에는 평창 첫 2관왕인 독일의 로라 달마이어가 출전하며, 우리나라에선 귀화 선수인 안나 프롤리나, 예카테리나 에바쿠모바를 비롯해 고은정, 문지희, 정주미 등도 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다행히 경기가 열리는 14,15일에는 바람이 잦아들 전망이다. 동계올림픽 종목 가운데 야외에서 진행되는 설상 종목은 유독 날씨에 민감하다. 날씨로 인한 경기 지연은 앞선 올림픽에서도 몇 차례 발생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에는 짙은 안개로 인해 스노보드 남자 크로스 경기 일정이 뒤로 밀려 결국 시드 배정 없이 준준결승부터 경기가 진행됐고,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경기 때는 폭설로 경기가 며칠씩 연기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날씨는 선수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설원을 가로지르고 사격까지 하는 바이애슬론은 대회 일정이 지연된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지만, 여자 7.5㎞ 스프린트에서 바람 때문에 사격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선수들이 나온 바 있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