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덮어두면 평화? ‘독도-이순신-삼손’ 퇴출한 올림픽

-이순신 빠지는데 자유의 여신상은 그대로…‘이중잣대’ 논란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올림픽은 언제나 평화롭다. 논쟁 사안이 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거세하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독도와 이순신에 이어 삼손까지 퇴출하면서 올림픽의 평화를 지켰다.

IOC는 최근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삭제하고 캐나다 귀화 선수인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골리 맷 달튼’의 충무공 이순신 헬멧을 금지한 데 이어 이스라엘 스켈레톤 국가대표 AJ 애덜먼의 ‘삼손’ 헬멧도 퇴출했다.

[8일 남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평가전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 골리 맷 달튼(좌)의 마스크. 이순신 장군 그림이 지워진 모습이다. 앞서 3일 열린 카자흐스탄과의 평가전에서는 이순신 장군 그림이 그려진 마스크를 착용했다(우). 사진=연합뉴스]

IOC에 따르면 세가지 사례는 ‘어떠한 인종적ㆍ종교적ㆍ정치적 선전도 금지된다’는 올림픽 헌장 제50조3항에 위배된다.

이스라엘 스켈레톤 국가대표 AJ 애덜먼은 ‘삼손’이 신전의 기둥을 부수는 그림이 그려진 헬멧을 사용해 제재를 받았다. 이같은 결정에 애덜먼은 “내 헬멧은 상당히 아름답게 디자인 됐지만 불행히도 너무 성경적이라는 이유로 교체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애덜먼이 말한 ‘성경적 이유’는 구약성서 사사기 13~16장에 등장하는 히브리인(이스라엘인)인 삼손이 블레셋(팔레스타인) 종족 다수를 죽이는 부분으로 추정된다. 성서에 따르면 삼손은 사랑했던 여인 드릴라를 빼앗긴 후 괴력을 발휘해 기둥을 쓰러뜨리는데, 이로 인해 블레셋 종족 다수가 죽었다.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공식 수도로 인정해 중동 국가들과 대립하고 있는 국제 상황에 비추어볼 때 정치적 사안과의 관련성이 다소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순신 헬멧’처럼 퇴출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도 있다. IOC는 캐나다 귀화 선수인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골리 맷 달튼’의 충무공 이순신 헬멧을 금지하면서 “한국뿐 아니라 모든 나라에 동일한 규정이 적용된다. 영국의 영웅 로빈 후드는 물론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그림도 정치적이어서 규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충분한 원인 설명은 아니었지만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규정이라는 IOC 측 설명에 달튼은 헬멧에서 이순신을 지웠다.

하지만 IOC가 규제 대상이라고 밝힌 ‘자유의 여신상’은 그대로 등장했다. 7일 훈련에서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골리들이 자유의 여신상 그림이 있는 마스크를 그대로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팀 관계자 측은 골리 마스크가 문제가 된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밝혀 IOC가 편파 규제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IOC는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 유니폼’을 입고 참석한 일본 체조 대표팀을 징계하지 않아 아시아 지역 역사에 대한 몰이해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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