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PAS]즉흥적 평창행? 사실상 불가능②

[헤럴드경제 TAPASㆍ강릉=신동윤 기자] #팬투팬_그게_뭔가요 #먹는건가요

12일 오후 강릉 올림픽파크 앞 매표소. 한 할머니가 발을 동동 구르며 거듭 매표소 직원에게 하소연을 하고 있었다. 뒤에 선 할아버지의 표정에서도 초조함을 감출 수 없었다.

“오늘 (단일팀과 스웨덴 팀의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보러 제주도에서 왔어요. 꼭 들어가야 해요.”

“어쩌죠 할머니. 표가 없어요. 휴대폰으로 확인해보시면 돼요.”

아쉬운 마음에 할머니가 자리를 떠나지 않자, 다른 직원이 다가와 평창올림픽대회 공식 입장권 직거래 서비스인 ‘팬투팬’(Fan-To-Fan)에 대해 안내를 시작했다.

하지만, 끝내 티켓을 구하지 못한 노부부는 강릉 올림픽파크를 둘러볼 수 있는 2000원짜리 입장권을 구매해 입장할 수 밖에 없었다. 스마트폰 메신저를 활용하는 것도 쉽지 않은 노부부에게 팬투팬 사이트는 그저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12일 오후 강릉 올림픽파크 앞 매표소에서 현장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의 모습.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온라인_매진되면_현장구매_불가능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입장권 판매사이트(tickets.pyeongchang2018.com)에서 매진된 티켓이라면 더 이상 구하기 힘들다는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전체 입장권의 20% 가량을 경기 현장에서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판매사이트에서도 연동해 판매하고 있다”며 “온라인상에 매진이라면 현장에서도 구매할 수 없다”고 했다.

팬투팬에서 구매할 수 있다지만 이마저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인기 종목이나 주요 경기들의 경우 여기서도 티켓을 사실상 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의 첫 경기 모습. 이날 경기에선 노쇼 관중으로 인해 티켓 판매율 100%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1000석이 넘는 관중석이 비었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노쇼_나빠요 #누군_보고파도_못가는데

티켓을 구하지 못해 경기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정작 경기장에서는 ‘노쇼(No showㆍ티켓을 구매했지만 오지 않는 관중)’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판매율 100%를 기록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10일 경기에선 관중석 6000석 가운데 절반 가량인 3601석만이 채워지는 일이 발생했다. 초청ㆍAD카드로 입장하는 좌석수를 제외하고도 1000석이 넘는 자리가 비었다.

조직위는 각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에 단체 구매를 요청한 것이 이번 노쇼의 원인이라 분석했다.

이런 노쇼는 앞으로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 일정이 대부분 평일 저녁이고 실외 종목이 많은 상황에 직장인들과 노인 등 노약자들의 참석이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

조직위에서는 대규모로 오지 못하는 경우가 또 발생할 경우 응원단이나 자원봉사자들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돈 주고 가고 싶어도 표를 구하지 못한 채 발을 동동 구른 관중들은 이 말을 듣고 어떻게 반응할 지 궁금하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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