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개선기미 없는 청년실업, 진단부터 다시 하라

천만 다행이다. 제조업 고용 상황이 개선되면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4개월 만에 30만 명대를 회복했고 최저임금 상승 후폭풍에 놓였던 숙박·음식점 취업자 수 감소 폭도 전달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절벽으로 치닫던 고용 열차에 다소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브레이크가 걸린 것일 뿐 회복으로의 전환은 아니다. 실업자 수가 5개월 만에 다시 100만명을 넘어섰다. 무엇보다 청년실업 문제는 아직 개선의 기미조차 없다. 지난달보다 나아졌을뿐 1년전과 비교하면 0.1% 높아져 8.7%나 된다. 여전히 위기 국면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청년 실업문제는 국가 재난 수준이라고 할 만큼 매우 시급한 상황이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힌 것도 그런 이유다.

하지만 대통령의 의지는 출발점은 될지언정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정부는 지난 10년간 21회에 걸쳐 청년 고용 대책을 쏟아냈다. 최근 5년간 쏟아부은 예산만도 10조원이 넘는다. 그런데도 별무성과다. 올해도 일자리예산 19조2000억원 중 3조원을 청년일자리 창출에 쓴다. 종전대로라면 역시 기대난망이다.

방향의 전환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려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가장 손쉬운 예는 일본이다. 일본 역시 20년 전부터 청년 실업 문제와 불법파견을 비롯한 비정규직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지금 일본은 청년 취업 희망자 대비 취업자 비율이 대학 졸업생은 97.6%, 고등전문학교 졸업생은 100%에 달한다. 지금 일본은 해외에 나갔던 공장들이 속속 유턴할 정도다. 도요타와 닛산이 10만대 규모의 북미 생산 라인을 다시 가져왔고, 시세이도는 35년 만에 일본 내 공장을 짓는다. 청년들이 직장을 골라가는 일자리 풍년으로 이어짐은 물론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각종 규제를 없애고 노동시장을 유연화 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성장이 정체된 상태에서 일자리를 만들려면 노동시장 유연성을 늘리거나, 규제 철폐와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의 해외 고용 인력이 300만명에 육박한다. 해외공장의 10%만 국내로 돌아와도 청년 실업 문제에 숨통이 열린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 시간 단축 등 현정부의 친노동 정책은 기업의 신규 채용에 엄청난 부담이다. 세상에 청년만 가고 싶고 젊은이만 뽑아쓰는 산업이 어디 있는가. 기업활력이 청년실업 해소에 모범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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