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하늘 아래 왕은 하나’…린지 본 vs 시프린, 별들의 전쟁

두 선수 주력 종목 달라 메달 양분했으나
시프린, 평창서 린지 본 주종목에 도전장

8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위해 린지 본이 평창올림픽에 출전한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하늘도 스키여제와 예비스타의 대결 열기를 식히고자 했을까. 12일로 예정됐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스키 대회전이 짓궂은 날씨 탓에 연기됐다. 이 경기는 ‘스키여제’ 린지 본(34·미국)과 그의 아성을 넘보는 ‘준비된 스타’ 미케일라 시프린(23·미국)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받았다. 잠시간의 휴식 끝에 드디어 15일부터 두 선수의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본은 이미 스키의 전설이나 다름없다. 여자 선수로는 역대 최고인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통산 81승을 이뤘다. 2004년 12월 처음 월드컵 여자 활강 부문에서 우승을 거머쥔 이후 10년 넘게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시프린은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세계 무대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당시 나이는 16세. 이듬해인 2012년 12월 월드컵 회전 종목에서 처음 우승을 차지하더니 트로피를 쓸어담고 있다. 23세에 불과하지만, 벌써 월드컵 통산 41승을 거뒀다.

시프린은 평창에서는 회전 종목에서 올림픽 2연패와 함께 대회전, 슈퍼대회전, 활강까지 4관왕을 노리고 있다. 본과의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두 사람은 여태까지 주 종목이 다른 탓에 주요 세계대회에서 맞대결을 펼칠 일이 없었다. 본은 활강과 슈퍼대회전 같은 스피드 종목의 1인자였고, 시프린은 짧고 빠른 턴을 요구하는 회전과 대회전 등 기술 종목을 주력으로 했다. 그러나 최근 시프린이 본의 주 영역인 스피드 종목까지 넘보고 있다. 시프린은 지난해 처음으로 활강에서도 월드컵 대회 정상에 오르며 본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스키 여제’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미케일라 시프린. [사진=연합뉴스]

특히 본의 주 종목인 활강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스키팬에게는 놓칠 수 없는 승부다. 경기는 15일 대회전과 회전을 시작으로 17일 슈퍼대회전, 21일 활강, 복합 회전 경기가 펼쳐진다.

‘스키 여제’이지만 본은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0 벤쿠버 대회 여자 활강 정상에 올랐지만 최전성기였던 2014 소치 대회는 부상으로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30대 중반이 넘은 본에게는 이번 대회가 올림픽 마지막 무대이자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특히 이번 대회가 열리는 강원도는 지난해 사망한 본의 할아버지가 한국전 참전 당시 전투에 참가했던 지역이다. 스키를 처음 알려준 할아버지에 애틋한 감정을 가진 본은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위해 정말 경기를 잘했으면 좋겠다. 할아버지가 정말 보고 싶다”라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본의 주 종목 활강 경기가 열리는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그의 할아버지가 참전 당시 지켰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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