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은퇴는 아직…기회 있을 것” 여운 남긴 이상화

이상화, 스피드스케이팅 500m 은메달
경기 직후 눈물 펑펑…고다이라 격려

[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빙속 여제’ 이상화(29)는 달리고 또 달렸다. 마지막 올림픽 무대라는 각오였다. 여자 500m 3연패를 끝으로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고자 했다. 그러나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32·일본)의 상승세는 매서웠다. 아쉽게도 이상화는 은메달에 그쳤다. 그는 경기 직후 눈물을 펑펑 쏟았다. 아쉬움의 눈물이었다.

그는 18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결코 ‘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상화는 올림픽 무대에 미련이 많이 남았다. 이상화는 “경기장에서 더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기회는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은퇴라고 말씀드리기는 뭐하고, 경기장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는 이상화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상화가 경기 직후 압박감에서 벗어난다는 안도감에 빙판을 돌며 눈물을 흘렸다. [사진=연합뉴스]

4년 후 올림픽에서도 고다이라와 경쟁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도 “생각해 본 적 없다”며 “지금 끝난 올림픽부터 제대로 쉬고 싶다”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작년에 고다이라에게 ‘평창 끝나고 베이징에도 출전할 거냐’고 물었더니 고다이라가 ‘내가 하면 한다’고 했다”며 “그때는 정말 재밌게 넘겼다”며 웃기도 했다.

앳된 얼굴의 여고생이던 2006 토리노 대회 여자 500m에서 ‘깜짝 5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0 밴쿠버 대회 금메달, 2014 소치 대회에서 압도적인 2연패를 달성했다. 그리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아름다운 은메달까지 ‘위대한 여정’이 일단락됐다.

이상화는 올림픽 3연패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결전의 날 이상화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 시작 5시간 전부터 경기장에 나왔다. 이어폰을 귀에 꼽고 가볍게 뛰면서 몸을 풀었다. 경기장에는 태극기가 넘실댔다.

라이벌 고다이라(32·일본)의 경기에는 눈길 조차주지 않았다. 그저 자신에만 집중했다. 차례가 오자 이상화는 쉼 없이 달리고 또 달렸다. 처음 100m에서 고다이라를 앞섰다. 200m까지도 이상화가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그러나 세번째 곡선에서 살짝 삐끗했다. 이상화는 “너무 빨리 달려서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했다. 하지만 이미 끝났다. 후회는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고다이라는 36초94를 기록, 4년 전 이상화가 세운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웠다. 고아리아가 금메달을 가져갔다.

결과가 확정되자, 이상화는 압박감에서 벗어난다는 안도감에 경기 후 빙판을 돌며 눈물을 흘렸다. 그의 곁에는 고다이라가 다가왔다. 둘은 빙판 위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빙판 위의 두 별은 그렇게 서로를 안아주며 격려했다.

이상화의 3연패는 쉽지 않았다. 그는 2014 소치 대회 금메달 이후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부상에 시달리면서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경쟁자도 치고 나왔다. 장훙(30·중국)이 치고 올라와 이상화의 아성을 위협했다. 이번에는 고다이라가 최강자로 급부상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이상화의 3연패를 예측하는 전문가는 보기 드물었다. 라이벌인 고다이라의 상승세가 매서웠다. 이상화는 2017∼2018시즌 내내 고다이라를 넘지 못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s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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