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 없는 이방카 모시기 총력전

기간·의전·동선 등 준비 만전
문대통령과 최소 2회 만날듯

정부는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23일께 방한하는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을 정상급에 준하는 환대로 맞이할 방침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20일 “이방카의 방한은 의전 매뉴얼상 국빈방문, 공식방문 등과 같은 ‘격’은 없다”면서도 “미국 공식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한국을 찾는 만큼, 국가 정상에 준하는 의전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방카는 23일부터 26일까지 방한해 3박 4일간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당초 2박 3일이 유력했으나, 조율과정에서 하루가 더 늘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방카의 접촉은 최소 2회 이상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방카와 문 대통령 내외와의 식사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폐회식에서는 문 대통령 옆자리에 앉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방카의 방한일정이 늘어난 데는 한미공조를 부각시키기 위한 한미 양국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평창올림픽 개막식당시 정부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 1부부장을 국빈급으로 극진히 대우한 반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등 주요국 정상급 인사들에 대한 배려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2박 3일간 한국에 머문 김여정과 북한 대표단에 리셉션을 제외하고 총 4차례의 식사대접을 했다. 식사 대접 또한 청와대 오찬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만찬 대접, 그리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오ㆍ만찬 대접이 이어졌다. 다자행사가 이뤄지는 와중에 국가 정상이 특정 대표단에만 이같은 시간을 할애하는 건 이례적이었다.

반면 같은 2박 3일 방한일정 동안 펜스 부통령은 탈북자와의 면담 등 자체일정을 주로 소화했다. 이 때문에 펜스 부통령과 한국 정부인사가 함께하는 공개일정은 따로 잡히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의 정상급 만찬은 한 차례 이뤄지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한미 양국은 이방카의 방한 일정을 2박 3일에서 3박 4일로 늘려 한미 간 접촉 건을 늘리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는 이방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의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방카가 여성기업지원 및 일자리 문제에 관심이 많은 점을 감안해 관련 행사 준비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 내외와 올림픽 경기 관람, 김정숙 여사와 한국문화 체험 등 문화교류 행사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펜스 부통령에 이어 이방카 고문도 방한기간동안 북한 인권실태를 비판하는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 소식통은 “아직 확정된 일정은 없다”면서도 “탈북단체와의 접촉 등 여러 행사를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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