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이 영화ㆍ방송ㆍ가요계로도 확산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성폭력 피해 고발 ‘미투’운동이 연극계에 이어 영화계에도 퍼지고 있다. 영화 ‘흥부’의 조근현 감독이 신인 여배우에게 성희롱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현재 상영중인 ‘흥부’ 제작사측은 조근현 감독을 모든 영화 홍보 일정에서 제외시켰다. 조근현 감독은 현재 해외에 체류하고 있고, 영화 제작사와도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다.

조근현 감독의 성희롱 사실은 한 여배우가 지난 6일 조 감독에게 뮤직비디오 작업을 하며 들은 이야기라며 자신의 SNS에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2017년 12월 18일 월요일 오후 3시 감독의 작업실에서 뮤직비디오 미팅 중 직접 들은 워딩’이라는 여배우의 글에는 “조근현 감독이 여배우는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고 했다.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을 하느냐, 어떤 게 더 나을 것 같아라고 했다. 오늘 말고 다음 번에 또 만나자. 술이 들어가야 사람이 좀 더 솔직해진다”라는 감독의 성희롱 발언이 포함돼 있다.

이 여배우는 조근현 감독이 자신에게 보낸 사과 문자도 SNS에 공개했다. 조 감독이 자신에게 보냈다는 글에는 “상황이 어찌됐든 그 미팅을 통해 상처를 받았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중략) 영화라는 생태계 밖에서 영화계를 너무 낭만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 현실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도 모르게 길게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얘기로 들렸을 수도 있겠다 싶다”면서 “다시 한번 사과한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그 글을 지워줬으면 한다”고 돼있다.

이윤택 연극연출가의 성폭력 사실들이 폭로되면서 이윤택의 연희단거리패 출신으로 ‘코믹 배우’로 알려진 오모 씨도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다.

오 모 씨는 이윤택 연출가의 기사 댓글에 계속 등장하고 있다. “1990년대 부산 소극장. 어린 여자 후배들을 은밀히 상습적으로 성추행하던 연극배우. 제게는 변태 악마 사이코패스일 뿐이다. 끔찍한 짓을 당하고 충격으로 20년간 고통받았고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 “지금은 유명한 코믹 연기 조연 배우다. 1990년대 초 부산 가마골소극장에서 반바지를 입고 있던 제 바지 속으로 갑자기 손을 집어넣어 함부로 휘저은 사람이다” 등 오 모씨가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시절에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오 배우의 소속사가 전화를 받지 않고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오 모 씨외에도 중견배우 A씨도 성추행 의혹을 받는 등 영화 방송가에도 미투 운동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래퍼인 던말릭은 여고생 팬을 성추행해 소속사에서 퇴출됐다. 던말릭은 인스타그램에 “저는 작년 12월 경에 한 팬분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 때 팬과 아티스트라는 권력관계를 이용해 추행을 저질렀음을 인정합니다. 피해자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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