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평창⑨]K팝ㆍ첨단 기술로 그려낸 다이내믹 코리아…뜨거웠던 피날레

- 춤과 노래로 그려낸 한국의 어제와 내일
- 거대한 축제장으로 변해…‘조화’와 ‘융합’ 정신 표출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평화를 강조하며 시작한 대회가 희망찬 미래를 그리며 끝이 났다. 메시지를 전한 주요 매개체는 춤과 음악이었다.

25일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의 끝을 알리는 폐회식이 열렸다.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탄이자 4년 후를 기약하는 피날레였다.

3만5000석 규모의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폐회식은 ‘미래의 물결(The Next Wave)’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평화’ 메시지를 강조한 개막식과는 달리 폐회식은 ‘미래’에 방점이 찍혔다. 조화와 융합을 통해 서로 간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겠다는 의미였다.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선수들과 자원봉사자 등이 함께 어울려 공연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카운트다운과 함께 시작된 폐회식은 연이은 공연으로 꾸며졌다. 전통과 현대, 현대와 미래를 독창적으로 해석한 것이 무대의 공통적인 색깔이었다.

먼저 소리꾼 장사익이 한국적인 목소리로 강원도 아이들과 함께 애국가를 제창했다.

곧이어 미래를 상징하는 13세 소년 양태환 군이 일렉트로닉 기타 연주를 통해 ‘조화의 빛’ 무대를 열었다. 잠시 뒤 기타소리가 멎고 거문고 소리가 들렸다. 거문고 연주자들과 국악 밴드 ‘잠비나이’가 함께 연주하는 공연에 맞춰 배우 이하늬와 무용수들이 전통 무용 춘앵무를 선보였다.

그리고 대회 주인공이었던 선수단이 입장했다. 각국 기수를 앞세워 선수단이 함께 입장하던 개회식과는 달리 선수들은 국적, 순서를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자유롭게 행진했다.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선수들과 자원봉사자 등이 함께 어울려 공연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폐회식에서도 남북한 선수단은 92개 참가국 가운데 마지막 순서로 들어섰다. 다만 남북 선수단 공동 기수가 함께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공동 입장했던 개회식과는 달리 북한 선수단이 먼저 들어온 뒤 한국 선수단이 뒤를 따랐다. 또 북한 선수단은 붉은색 북한 유니폼을 입고 인공기를 들었지만 한국 선수단은 양손에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다. 한반도기는 대회 자원봉사자가 들고 입장했다. 남북 기수는 각각 한국의 빙속 대표 이승훈과 북한의 피겨스케이팅 대표 김주식이 맡았다.

선수들이 입장을 끝내자 하늘에서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드론 수백 대가 대회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하트를 만들어내며 장관을 연출했다.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베이징에서 날라온 초대장은 거장 장이머우 감동이 연출한 8분간의 공연으로 전해졌다. 팬더가 이끄는 스케이트를 탄 무용수들과 원격으로 조종되는 대형 투명디스플레이들이 함께 군무를 펼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영상 메시지로 “相約北京(베이징에서 만나요)”라고 말했다.

후반부 무대는 케이팝 스타들의 공연이 채웠다. 한류스타 엑소와 씨엘 등 공연은 세계에 ‘K컬쳐’의 힘을 알렸다. 특히 전통 타악기 꽹과리와 전자 드럼의 비트에 맞춰 펼쳐진 엑소 멤버 카이의 독무는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세계적인 DJ 마틴 개릭스와 우리나라 DJ 겸 프로듀서 레이든이 만들어내는 강력한 EDM(일렉트로댄스뮤직) 사운드에 맞춰 참가 선수들과 모든 공연의 참가자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춤판을 벌였다. 어느새 개막식에 등장했던 인면조까지 흥겨운 춤판에 동참했다.

17일 동안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싸운 겨울 올림픽은 흥겨운 축제로 장식됐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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