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PAS]챗봇에게 점심 메뉴를 추천받았다…대답은 뭘까요?

[헤럴드경제 TAPAS=김상수 기자]챗봇은 메신저 서비스가 인종기능 로봇과 결합된 형태다. 요즘 기업마다 앞다퉈 챗봇을 도입하는 중이다. 

과연, 챗봇은 어느 수준까지 도달했을까? 

각 기업의 챗봇을 대상으로 업무와 무관한, 사적이면서도 선택을 요하는 일상 질문을 던져봤다. 요는, 오늘의 점심 메뉴 같은 것.


# 우선, CJ 대한통운 택배 챗봇.
점심으로 몸매 관리를 위한 샐러드를 먹으라 추천한다. 

이 택배 로봇은 분명 30대다. ‘라면을 좋아하느냐’고 물으니 “후루룩 짭짭 후루룩 짭짭 맛좋은 라면”이라 한다. 1980년대 아기공룡 둘리의 마이콜 명곡, ‘라면과 구공탄’이 아니던가. 

하지만 그 외의 질문엔, 대부분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라고 답했다. 그래도 라면 센스 만큼은 인정. 점심 메뉴도 추천 받았으니 합격점. 


# 아시아나항공의 챗봇
정치적 질문, 고전적 딜레마, 개인사, 점심 메뉴 추천, 그 외에도 갖가지 질문을 던져봤으나 한결같이 예약센터 번호를 연결하라고 답했다. 

‘10만원권 항공권 가르쳐줘’, ‘미국 항공권이 얼마야?’ 등에도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란 안내가 나온다. 

성별을 묻자 “이럴 땐 뭐라고 해야 할까요” 정도가 그나마 눈길 가는 답변. 


# LG유플러스의 유봇
귀여운 자뻑형? 일단 대화하는 느낌은 든다. “넌 잘생겼니?”라고 물어보니 “칭찬해주시니 너무 좋아요”라고 노래까지 부른다. 

정말 그냥 물어본건데. “회사 그만둘까?”라고 물어보니, “힘들고 지칠땐 유봇을 찾아주세요”라고 위로해준다. 살짝 기특하다. 


# 네이버 챗봇
이날 챗봇 중 가장 완성형에 가깝다. 점심 메뉴를 물으니 “메뉴 선택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라고 응수한다. 답은 안 주지만, 나름 내공이 느껴진다.
 
내일 뭐할까 물어보니 내일도 나와 대화하고 싶단다. 호오라.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느냐고 대놓고 물었다. “투표권이 없어요”라고 답했다. 똑똑하다. 질문마다 실제 대화와 가까운 답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로봇이 친구라면 속 터져 못 사귈 듯. 친절한 듯 하지만, 정작 결정은 하나도 내리질 못한다. 


# 평창 동계올림픽 페이스북 챗봇
일단 수호랑과 반다비의 귀염귀염부터 합격점. 아니, 귀염귀염‘만’ 합격점. 알아듣는 질문이 없다. 질문마다 1330 콜센터만 반복한다. 챗봇보단 ARS에 가깝다. 

“수호랑 좋아?”라고 물으니 수호랑이 방가방가 한다. 그냥 수호랑 얼굴 보는 걸로 만족.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챗봇은 문장과 문장으로 대화할 수 있는 형태까지 발전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미래 키워드로 ‘챗봇‘을 꼽기도 했다. 모바일 메신저가 향후엔 대화형 챗봇으로 진화하고 산업 구조 역시 대화형 플랫폼이 주를 이룰 것이란 예측이다. 각 기업이 발 빠르게 챗봇을 도입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챗봇의 초기 모델은 사전에 정의된 키워드에 따라 대답을 하는 형식이었다면, 인공지능과 결합한 챗봇은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을 주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문장과 문장으로 응답이 가능한 형태다.

챗봇은 대화를 계속하면서 스스로 학습하는 게 특징이다. 이는 챗봇의 진화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부작용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선보인 인공지능 챗봇 ‘테이’가 대표적 예다. 극우주의자가 잘못된 대화 학습을 대량 주입시키면서 “대량학살을 지지해”, “홀로코스트는 조작됐어” 등의 답을 내놨기 때문. 결국, MS사는 출시 16시간 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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