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기상여금의 최저임금 산입 반드시 이루어져야

최저임금위원회가 결국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에 합의하지 못하고 7일 ‘논의 종료’를 공식 발표했다. 이날 예정됐던 제4차 전원회의도 열지 않겠다고 했다. 안타깝고 아쉬움이 크다.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으로 사회적 논란을 몰고 온 당사자들이 합의로 접점을 찾아 결자해지할 기회를 없애버린 꼴이기 때문이다.

당초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문제는 최저임금을 크게 올릴 당시 논의됐어야 마땅했다. 협상은 주고 받아야 매끄럽게 결론이 난다. 그런데 투쟁 일변도인 노동계에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이란 선물만 먼저 주고 난 뒤 산입범위를 확대하려니 될 일이 아니다. 지난 2013년 ‘정년연장 파동’ 때 이미 겪었던 일이다. 만 60세로의 정년연장만 덜렁 의무화해놓고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려다 극심한 노동계 반발을 불러왔다. 학습효과가 전혀 없었다는 얘기다.

이 문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풀어야 할 몫이다. 국회로 넘어갔다고 하는 편이 옳다. 정부가 입법을 추진할 수도 있지만 이미 국회에 산입범위 관련 의원 입법안이 제출돼 협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국회도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홍영표 환노위원장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안은 정부 판단보다 입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 명확하게 문제를 푸는 방법”이라며 “최저임금위에서 산입 범위 확대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하면 국회가 논의를 할 예정”이란 입장이다. 옳은 판단이다. 오랫만에 국회가 소임을 다하는 모습이다.

다만 국회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적어도 정기상여금 만큼은 최저임금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기본급을 줄이고 성과급으로 임금을 보전해 오던 관행은 연장, 휴일 수당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걸 막기위해서다. 하지만 이로인해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자 연봉 수천만원의 근로자들도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부작용이 생기게 됐다. 이미 성과급 비중이 높은 증권맨, 은행원중에는 최저임금 보전을 위해 월급을 더 올려받는 어처구니없는 사례마저 나왔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가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반감시킨다며 반대 입장을 끝까지 고수하는 노동계가 대기업 귀족노조의 입장만을 대변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비정규직이거나 임금 수준이 낮은 노동자일수록 매달 상여금을 받는 비율이 낮아 산입범위 변경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는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해말 전문가들로 구성된 최저임금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도 매월 지급되는 상여금은 포함하는 방안을 권고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국회의 책임있는 논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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