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인 ‘시설점검 방북’ 또 무산될 듯

-통일부, 개성공단 재개 신호로 비쳐질까 우려
-北, 기업인 신변안전 보장 입장 변화 없어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 등 남북 간 화해기류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개성공단 문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장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오는 12일 시설점검과 보존대책 수립 목적으로 통일부에 제출한 방북신청은 또다시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8일 “입주기업들의 방북신청 승인 여부는 아직 검토중”이라면서도 “남북관계 분위기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개성공단 문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연관된 것이어서 남북한만의 문제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남북관계 진전을 놓고 국제사회 일각에서 대북제재 공조 균열을 우려하는 시각이 제기되고, 한국 정부가 북미대화 중재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개성공단 재개 신호로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당국자는 또 “방북 승인을 위해서는 우리 기업인들에 대한 북측의 신변안전보장이나 통행과 관련된 조치 또는 서류 등이 구비돼야하는데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작년 10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방북신청을 했을 때 문재인 정부가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다면서 남북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개성공단을 폐쇄한 박근혜 정부와 다를 바 없다며 자신들의 주권을 행사하는 군사통제구역인 개성공단에 입주기업인들을 들여보낼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입주기업들의 이번 방북신청 역시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입주기업들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중단 이후 이전까지 박근혜 정부에서 3차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차례 방북신청을 했지만 모두 무산된 바 있다.

입주기업 측은 답답함 속에서도 남북관계 진전에 따른 기대감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김서진 개성공단기업협회 상무는 “방북 신청은 어떤 물자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단지 시설점검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대북제재와 무관하다”면서도 “어차피 남북 쌍방 간 합의가 이뤄져야 방북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이어 “개성공단 관련 논의가 워낙 큰 틀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며 “이번에 방북승인이 되면 좋겠지만 조금 늦어지더라도 시설점검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이전보다는 조금 더 진전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논평에서 남북이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합의한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개성공단 재개가 당장 가시권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큰 희망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신대원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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