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석 앞둔 이명박, 변호인단 구성 난항

-혐의 많아 조력 필요하지만 대형 로펌 ‘난색’
-BBK 때 대검 차장 정동기 변호사 자격 시비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검찰 출석을 앞둔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변호인단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적용혐의가 복잡한 데 반해 사건을 맡아줄 변호사가 마땅치 않고 변호를 맡은 정동기(65ㆍ사법연수원 8기) 변호사의 자격시비도 불거지는 상황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정 변호사와 전 법무비서관인 강훈(64ㆍ14기) 변호사를 필두로 변호인단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법무법인 바른 소속 변호사였지만 이 전 대통령 사건 수임을 위해 최근 퇴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제공=연합뉴스]

이 전 대통령은 광범위한 혐의를 받고 있어 변호인도 여럿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대형 로펌 선임이 사실상 물 건너가 법적 대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형 로펌은 대기업을 주 고객으로 삼기 때문에 정치적 사건을 수임하는 데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이고, 이번 사건에 다수 기업이 연루됐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유용 ▷다스(DAS) 실소유주 및 비자금 조성 ▷다스의 140억 원 회수 개입 및 소송비 대납 ▷청와대 문건 유출 ▷인사 청탁 등 불법 자금 수수 의혹 등이 이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다. 특히 검찰이 추산하는 뇌물 수수액이 1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액의 뇌물 수수 혐의 입증이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검찰 수사에 대응할 수 있는 거물급 전관 정 변호사도 자격시비에 휘말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정동기 변호사. [사진=헤럴드경제DB]

정 변호사는 2007년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재직했고, 당시 검찰은 대통령 후보였던 이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주, 도곡동 땅 의혹 사건을 수사한 뒤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변호사법은 ‘공무원, 조정위원 또는 중재인으로 직무상 취급하거나 취급하게 된 사건’을 수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어길 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조계 일부에서는 정 변호사가 수사 당시 직접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더라도 수임금지 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지방변호사 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8일 “정 변호사가 당시 사건을 직접 취급하지 않았다고 항변할 수 있을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접 기록을 검토하고 피의자를 조사한 수사 담당 검사만 (수임 금지 범위에) 해당된다고 하면 너무 범위가 좁다”며 “검찰은 상하간 지휘 감독 관계가 있어 위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찬운 한양대 로스쿨 교수도 “검사는 검사동일체의 원칙상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는다”며 “특정 사건에서 실제 수사 검사만 직무상 취급자라고 볼 수 없고, 직간접적으로 지휘감독을 한 자도 ‘취급자’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대검 차장이었던 2007년 8월 중간수사 발표 이후 도곡동 땅이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라는 의혹에 대해 “이 전 시장의 것이라고 볼 증거는 없다”는 입장을 당시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측에 밝히기도 했다. 도곡동 땅 차명재산 의혹은 현재 검찰 수사 대상에 들어가 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