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개인고발권 강화…공정성 논란 ‘정면돌파’

개정안 다음달 9일부터 시행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는 개인과 사업자의 고발 기준을 구체화하며 범법행위에 대한 처벌 강도를 높였다.

실무자의 경우 자신의 행위가 불법임을 알면서도 회사 또는 상급자의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불공정 행위를 저질렀다는 식의 항변이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공정위는 8일 고발 기준을 체계화ㆍ구체화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의 위반행위의 고발에 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침’ 개정안을 확정ㆍ발령했다. 개정안은 한달 뒤인 내달 9일부터 시행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

공정위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개인 고발을 결정하는 점수 산정의 세부평가기준표를 마련했다. 이전까지 공정위는 법인과 달리 개인은 제반 사정을 고려 고발 여부를 판단해왔다. 개정안은 개인의 경우 ▷의사결정 주도여부 ▷위법성 인식정도 ▷실행의 적극성 및 가담정도 ▷위반행위 가담기간 등의 기준을 3단계로 나눠 이중 하나라도 ‘상’등급을 받게 되면 원칙적으로 고발대상이 되도록 했다.

또 개정안 이전 규정 중 재산상의 피해 정도, 행위의 고의성, 조사 협조 여부 등 고발 여부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항목들을 삭제함으로써 고발 기준의 공정성을 강화했다.

공정위의 이같은 고발 기준 구체화는 그동안 고발 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에 자의적 해석이 포함돼 공정성에 큰 흠결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 초 감사원이 발표한 ‘공정거래 조사업무 등 관리실태’ 감사보고서에서는 총 15건의 위법ㆍ부당사항 및 제도개선 사항이 적발됐다. 감사원은 특히 공정위가 고발 기준점수가 넘었음에도 임의사유를 적용해 법인ㆍ개인을 고발하지 않는 등 고발 여부를 불합리하게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감사 결과 공정위는 2014년부터 지난해 6월 말까지 과징금을 부과한 담합사건 148건(673개 업체) 가운데 40.5%인 60건(163개 업체)은 고발 지침상 기준점수를 넘었는데도 임의적인 사유 등을 이유로 고발하지 않은 것이 드러났다.

한 건설사는 기간 동안 총 16차례에 걸쳐 입찰담합으로 적발됐지만 ‘조사에 협조적이고 수사권 발동이 필요없다’는 이유로 고발이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이같은 지적에 공정위 측은 “지침 운용에 있어 각종 미비점들이 개선돼 고발업무의 정밀성ㆍ신뢰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번 고발지침 개정으로 개인 및 사업자에 대한 고발 기준이 보다 구체화ㆍ체계화 돼 법위반행위 억지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재훈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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