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사건 심리할 대법관 면면은

-오는 8월 대법관 3명 퇴임 기점으로 재판부 구성 바뀔수도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대법원이 7일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주심을 확정했다. 사건을 검토할 재판부가 정해졌지만, 사건이 장기화될 경우 재판부 구성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대법원은 대법원 3부 조희대(61ㆍ사법연수원 13기) 대법관이 이 부회장 상고심 사건 주심을 맡았다고 이날 밝혔다. 3부에는 김창석(62ㆍ13기), 김재형(53ㆍ18기), 민유숙(53ㆍ18기) 대법관으로 구성돼있다. 조희대ㆍ김창석 대법관은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명했고, 민유숙ㆍ김재형 대법관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대법원에 입성했다. 


주심인 조 대법관은 삼성과는 2007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직시절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사건‘ 재판을 맡아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한 인연이 있다. 허태학ㆍ박노빈 전 에버랜드 사장의 항소심을 맡아 1심보다 무거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을 선고했다. 당시 조 대법관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자녀인 이재용 씨 등에게 세금 부담 없이 적은 자금으로 에버랜드의 지배권을 이전하기 위해 전환사채를 발행해 헐값에 넘긴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이 사례를 놓고 기업에 대한 엄벌주의를 관철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법원 안팎에서는 조 대법관이 특별한 성향이 두드러지는 법관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 12월에는 ‘땅콩회항’ 사건으로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상고심 사건 주심을 맡아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기도 했다.

보수 성향으로 평가받는 김창석 대법관은 오는 8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김 대법관은 2009년 삼성 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원심과 달리 이 회장의 배임 혐의를 유죄로 봤지만 선고 형량을 높이지 않고 그대로 유지해 정치권 일각에서 비판이 일었다.

학자 출신인 김재형 대법관은 뚜렷한 정치성향을 띤 인물은 아니라고 평가받는다. 민유숙 대법관 역시 논란이 된 판결을 한 적이 없는 엘리트 판사 출신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부회장 사건이 오는 8월까지 결론나지 않는다면, 주심을 제외한 다른 대법관은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8월 고영한ㆍ김창석ㆍ김신 대법관이 퇴임하면 대법원이 새 대법관을 지명하면서 재판부 구성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대법원이 이 부회장 사건을 오는 8월 이전 선고할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대부분 혐의에 대해 1ㆍ2심 판단이 갈렸고 법률 쟁점이 복잡한 만큼 5개월 안에 심리를 마치는 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이 사건은 향후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전원이 심리하는 전원합의체에 넘겨질 가능성도 높다. 대법원은 대부분 사건을 대법관 4명으로 이뤄진 소부에서 결정하지만, 판례를 바꿔야하거나 대법관 사이에 이견이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전원합의체에서 심리한다.

대법원이 이 부회장의 사건을 ‘동전의 양면’이라 불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사건과 함께 심리할 가능성도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대법원은 구속기한의 제약을 받지 않게 됐다. 대법원이 이 부회장에 대한 판결을 먼저 선고한다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하급심 재판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공범인 최 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대법원이 신속한 심리에 나설 것이란 의견도 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공범인 최 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된다면 신속하게 심리해야 하는데 이 경우 박 전 대통령 사건의 ‘예고편’이 나올 수 있다”며 “결국 이 부회장 사건을 굳이 박 전 대통령의 상고까지 기다려 심리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