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왜 김기덕 영화를 ‘페니스 파시즘’이라 했을까?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김기덕 영화감독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배우들의 폭로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분개하고 있다. 그래서 후폭풍도 거세다. 김기덕 감독에 대한 현장 이야기는 다양하게 구전돼와 불안불안했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

김기덕 영화에 대한 평가는 항상 논쟁적이었다. 이게 오히려 그의 영화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특히 ‘악어’(1996년) ‘섬’(2000년) ‘나쁜 남자’(2002년) ‘사마라아’(2004년) ‘빈집’(2004년) 등 그의 초창기 영화들은 극단적인 폭력과 성적인 학대 장면으로 영화평론가들로부터 ‘페니스 파시즘’ ‘자궁에서 도 닦는 남성 판타지’ 등으로 불리며 논란을 불러왔다. 그의 작품을 극도로 혐오했던 여성평론가도 있었다.


김기덕의 영화는 항상 불편했지만 해석들이 갈렸다. 그 해석은 갈수록 작가주의라는 작품성으로 방향을 잡았다. 일관된 자기 세계를 고집하면서 주류에 끊임없이 문제의식을 제기한다는 것. 때를 같이 해 해외 영화에서의 수상이 잇따랐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년) 같이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도 있었고,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안겨준 ‘피에타’(2012년)에 오면 표현 방식이 조금 세련되어갔다. 자본이 불러일으키는 폭력성을 말하는 ‘피에타’에는 자본주의의 사채업자 하수인(이정진)이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 채무자에게 신체 훼손을 강요하는 장면들이 나오지만 끔찍하고 잔인한 장면은 직접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표현방식에서의 절제를 의미하는 듯했다.

김기덕 감독은 2001~200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기자들과 술을 먹은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그는 계속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다. 주류 상업 시스템 속에서 피해를 보는 저예산 영화의 현실을 지적하며 대기업 스크린 독과점을 공격했다.

저예산영화를 살리려는 투사처럼 행동했다. 자신이 국내 영화계에서 받은 홀대와 푸대접의 한을 푸는 게 영화계의 정의 실현처럼 보이게 만드는 마케팅의 달인이었다. 그것이 자신이 해외에서 상을 받아 이슈가 돼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김기덕 감독은 예술을 한답시고 여배우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 ‘PD수첩’에 나온 여배우들의 증언에 따르면 “김 감독은 일상이 성희롱이고 강압적인 성폭행으로 공포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나마 공개된 피해자들의 수위는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피해자는 얼마든지 또 나올 수 있다. 이제 김 감독이 솔직하게 입을 열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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