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책사 류허, 美서 냉대 받은 이유 공개

중ㆍ미 무역분쟁 해결차 방미…빈손 귀국
미국측 대화 파트너도 몰라
대규모 중국 대표단, 미국 거절로 대폭 축소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지난 주 방미 때 성과없이 돌아온 이유가 밝혀졌다.

류허 주임은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정협과 전인대)를 앞둔 지난 28일 닷새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최고 지도부가 양회 기간 해외를 방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에 류 주임의 방미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을 해결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지로 해석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지 못했으며, 아무 성과도 없이 빈 손으로 귀국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홍콩 사우스모닝포스트는 8일 미국과의 무역 분쟁을 해결하려던 중국의 노력이 류 주임의 방미 전에 이미 좌절됐다고 전했다.

중국은 원래 40명의 대표단을 파견할 계획이었으나 미국의 거절로 10명으로 대폭 축소됐다.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 저우광야오(朱光耀) 중국 재정부 부부장, 정쩌광(鄭澤光) 외교부 부부장 등 차관급 인사들 위주로 대표단이 꾸려졌다.

류허의 방미 목적은 미국발 무역전쟁 해소를 위해 미국과 대화를 추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중국 대표단은 미국측 대화 파트너가 누구인지 조차 알지 못했다고 SCMP는 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신문에서 “트럼프 내각이 너무 불안정해서 중국 대표단은 누가 트럼프의 신임을 받는 사람인지, 누구와 논의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방미 기간 류 주임이 만난 사람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었다. 이 가운데 므누신 장관은 국내 문제에 더 전념하고 있고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내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무역 매파’로 중국과의 대화에 소극적인 입장이었다. 중국은 콘 위원장과의 만남을 기대했으나 그는 6일 사임 의사를 발표하고 백악관을 떠난 상태다.

류허 주임은 이번 전인대에서 경제담당 부총리로 유력하다. 게다가 그는 시진핑 주석의 경제 브레인이지 40년지기 친구다. 그의 이같은 입지를 감안할 때 상당한 푸대접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SCMP는 미국이 대중무역에 있어 강경하게 나가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 백악관 관리는 “중국은 아직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무역 적자 해소 노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면서 “트럼프는 이미 행정기관에 중국에 대한 공세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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