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체성’ 강조…발크리쉬나 도쉬 ‘건축계 노벨상’ 수상

인도 출신 최초 ‘프리츠커 건축상’ 수상
심사위원단 “그의 건물 시적이면서도 기능적”
저소득층 주거문제 ‘창의적 해결’ 높이 평가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이 인도의 90대 건축가에게 돌아갔다.

시상을 주관하는 ‘하얏트 재단’은 7일(현지시간) 인도의 대표적인 건축가 겸 도시설계가이자 교육자인 발크리쉬나 도쉬(90)를 2018 프리츠커 건축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도쉬는 인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프리츠커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프리츠커 건축상은 세계 최대 호텔 체인 ‘하얏트’를 소유한 미국 시카고 부호가문 프리츠커 가(家)가 “인류와 건축 환경에 의미 있고 일관적인 기여를 한 생존 건축가를 기린다”는 취지로 1979년 제정, 올해로 40회를 맞았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0만 달러(약 1억1천만 원)와 청동 메달이 수여된다. 프리츠커상 수상자는 미국이 8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일본 6명, 영국 4명 등이며 한국은 아직 수상자가 없다.

9명으로 구성된 프리츠커상 심사위원단은 “도쉬는 좋은 건축·좋은 도시계획은 단순히 ‘용도와 구조물의 결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후·입지 특성·지역적 맥락에 대한 깊은 이해가 기술·장인정신 등과 어우러져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도쉬가 설계한 100여 채 이상의 건물은 시(詩)적이면서도 기능적이다. 인도의 역사·문화·전통 건축 양식과 아울러 변화하는 시대상이 담겨 있다”며 “결코 화려하거나 트렌드에 좌우되지 않으면서, 진중하다”고 평했다.

이어 도쉬가 인도 중부 도시 인도르에 8만 명 이상의 저소득층을 효과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쾌적한 주택단지를 개발하는 등 세계에서 2번째로 인구가 많고 절대 빈곤율이 높은 인도의 국가적 문제들을 창의적으로 해결함과 동시에 인도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고 강조했다.

수상 소식을 들은 도쉬는 놀라움과 기쁨을 표하면서 “인도 정부와 지자체가 좋은 건축, 바람직한 도시 설계에 대한 뜻이 있었기 때문에 실현 가능한 일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쉬는 현대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1887~ 1965)와 루이스 칸(1901~1974)으로부터 받은 영향을 현지 감성과 건축 환경에 맞춰 독자적으로 발전시켰다는 평을 듣는다. 도쉬는 아마다바드에 건축 전문 대학(SAP·CEPT대학으로 이름 변경)을 설립하고 후진 양성에 기여했으며 미국 일리노이대학 방문 교수를 지내는 등 해외 곳곳에서 강의하며 교육자로서의 입지도 다졌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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