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제10차 방위비분담금협정 첫 회의 마쳐…3가지 관전포인트

-한미, 사흘간 5~6차례 협의
-美, 인건비ㆍ군사건설ㆍ군수지원 중 증액요구할 항목은?
-정부, 한미동맹ㆍ합리적 분담 절충점 도모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한미 양국은 2019년부터 적용할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1차 고위급 회의를 7일(현지시간ㆍ우리시각 8일 새벽)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었다. 협상 결과 도출하게 될 우리 정부의 분담금 총액과 제도적 개선 여부에 따라 향후 방위비분담금을 둘러싼 한국의 정치적 입지가 달라질 전망이다.

이날 1차 고위급 회의에는 장원사 외교부 방위비분담 협상 대표를 수석대표로 외교부와 국방부 관계관 등이 참석했다. 미측에서는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금 협상대표를 수석대표로 구무부와 국방부 관계관 등이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 양측 대표는 상호 입장을 공유하고 전체 협의의 틀을 짜는 ‘탐색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이날부터 사흘 간 5~6차례 만나 분담구조의 큰 틀을 짤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외교부 제공]

문제는 우리 정부의 증액여부다. SMA 협상에서 미국이 우리에게 요구할 분담금의 크기는 약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동맹국들을 상대로 분담금 인상을 요구해왔다.

미국이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근거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의 운용비용 및 전략자산 전개비용 등이 꼽힐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미국이 1조원대 사드 포대 설치와 연 20억원 규모의 사드 운용, 전략폭격기 B-1B 등 미 전략무기 출동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분담금 증액 요구 근거로 삼을 수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이 경우 군사건설 및 군수지원에 대한 우리 정부의 분담 비중이 높아진다. 외교부 관계자는 “군사건설비의 경우, 미국이 우리 건설업체와 건설계약을 체결하면 대금을 우리가 미국이 아닌 업체에 직접 지불하게 돼 경제효과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미군 소식통은 “미군은 전략자산을 운용할 때 필요 시설 및 물자를 자국에서 들여오는 걸 선호한다”며 “미국이 군사건설비와 관련해 현물지원 비율의 증액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MA 협상 내용 및 집행의 투명성에 대한 제도 개선도 관건이다. 현재 정부는 5년 단위로 기준액을 협상하는 ‘총액형’에서 매년 필요한 분담금이 어느 정도인지 산출한 뒤 재원을 배분하는 ‘소요형’으로 분담금 결정 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투명성 문제 때문이다.

하지만 미측이 여기에 동의할지 미지수다. 당장 한미는 지난 9차 SMA에서 ‘이행약정’상 예외적 현금 지원에 관한 문안에 합의했다. 현금지원에 관한 이행약정은 분담금의 지출내역을 기밀로 유지하고자 하는 미측의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해당 사안이 국회보고에 누락된 사실을 확인한 외교부는 제9차 SMA 협상 당시 협상대표였던 황준국 주영국대사를 3월 중 귀임토록했다. 하지만 합의는 합의다.

다만 외교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있는 건 분담금 증액 그 자체”라며 “분담금 증액 대신 분담 형식이나 내용, 투명성 제고, 잔여금 이월 등에 관한 제도적 개선방안을 요구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협상이 지역정세와 대북정책에 미칠 영향도 관전포인트다. 비록 남북대화를 계기로 한반도를 감쌌던 긴장이 완화됐지만, 북한은 지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2종을 개발하고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달라진 안보환경 속에서 한국은 사드배치와 변화된 한미 군사연합훈련, 주한미군 전력 증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북측의 지속적 도발로 한미는 미국의 전략자산 순환배치에 합의한 바 있다. 따라서 한국의 분담비중에 따라 미국의 확장억지조치의 방향도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문제가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들만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감정적 앙금을 남기고 미국의 대한반도방위공약의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북핵 위협에 맞서기 위한 한미동맹 강화의 중요성을 고려하되, 이와 함께 한국의 기존 기여 등을 강조하며 절충점 찾기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미 측이 제시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협상안을 준비했다”며 “정부는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을 조성하고 연합 방위능력 강화에 기여하는 한편 우리 국회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호혜적인 협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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