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일 관세 부과계획 발표…한국 제외 여부 촉각곤두

캐나다·멕시코는 대상 제외 유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산 철강ㆍ알루미늄 관세 부과 계획 발표가 임박했다. 8일 뉴욕타임스와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현지시간ㆍ한국 시간 9일 새벽) 관세명령을 공표할 예정이다. 미국의 국가 안보문제와 연관된 캐나다와 멕시코는 면제 대상국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남북합의를 이뤄낸 한국은 미국 안보 정책에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이지만 관세 부과 면제 대상국에 포함될지는 불투명하다.

7일 AFP통신에 따르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주에 철강ㆍ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발표를 하려고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모든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이후 세부 이행계획을 담은 대통령 행정명령 서명식이 남은 상태였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관세명령 발표를 앞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국가 안보에 근거해 멕시코와 캐나다를 별도 취급할 가능성이 있으며, 일부 다른 나라들도 같은 절차에 근거해 별도 취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수출국에 일률적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기존 방침에서는 일단 한발 물러설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백악관 참모들은 특정 국가에 대한 관세 면제를 할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연성을 부여하는 문안 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두 국가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언급이 없어 한국이 관세 부과 조치에서 제외될 ‘일부 국가’에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경제정책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수입산 철강ㆍ알루미늄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은 11억달러(약 1조1764억원)의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경제와 안보 이해를 고려해 특정국에 면제 혜택을 줄 수 있는 만큼, 한국을 비롯한 철강 수출국은 필사적으로 막판 로비를 벌이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북핵 외교가 급물살을 타는 시점에 이런 무역조치가 안보협력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회장은 “안보 이슈 측면에서 지금은 한미간에 한 치의 틈도 있어서도 안 될 때”라며 최근의 무역조치에 대해 우려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미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와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조치는 세계에서 가장 미묘한 협상 가운데 하나인 대북협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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