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브랜딩 바람’

롯데정밀·한화케미칼·SK케미칼
친환경 이미지 부각 가치 제고

이른바 ‘브랜드 무풍지대’ 였던 화학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다.

B2B(기업간 거래) 영업이 중심인 업계 특성상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적었던 ‘브랜드’가 고부가가치 제품에 적용, 점차 적용범위를 넓혀가면서다. 기존 범용 제품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하는 포트폴리오 ‘고도화’ 추세가 강화되면서 생긴 변화다.

8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학업체들은 스페셜티 제품을 중심으로 브랜드 이름을 붙인 ‘브랜딩(branding) 제품’을 선보이며 제품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일찌감치 셀룰로스 계열의 제품에 자체 브랜드를 붙여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이 생산하는 셀룰로스 계열 제품은 메셀로스(시멘트 물성 향상제), 헤셀로스(페인트 물성 향상제), 애니코트(의약용 캡슐 및 코팅제)가 대표적으로, 모두 출시 당시 붙인 ‘브랜드’로 현재까지 불리고 있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일종의 차별화 전략 중 하나로, 제품 출시 단계에서부터 브랜딩을 한 사례”라며 “기업을 상대로 한 영업과정에서도 브랜딩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학업계가 선보이고 있는 ‘친환경 제품’ 역시 제품 브랜딩을 통해 친환경 이슈에 민감한 기업ㆍ소비자의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친환경 가소제 시장에 진출, 환경호르몬 추정물질인 프탈레이트 성분이 없는 ‘에코 데치(ECO-DEHCH)’의 생산을 시작했다. 에코 데치는 한화케미칼이 8년간의 연구 끝에 독자개발한 차세대 친환경 가소제로, 기존 ‘데치’라는 보통 명사에 ‘에코’를 붙여 브랜드화했다.

최근 한화케미칼은 에코 데치를 제일벽지, 서울벽지, 한화L&C에서 생산하는 모든 벽지 제품에 적용해 출시한 바 있다.

SK케미칼의 ‘에코젠(ECOZEN)’도 대표적인 친환경 브랜드 중 하나다.

에코젠은 SK케미칼이 만드는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세계 최초로 개발된 바이오 코폴리에스터 소재이기도 하다. 투명 플라스틱으로 많이 사용되는 PC(폴리카보네이트), PVC 등과 달리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 발암물질 등의 검출 우려가 없다.

업계는 이 같은 제품 브랜딩 확대와 관련, 글로벌 트렌드와 소비자 인식 변화를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일찍이 글로벌 화학사들은 제품에 브랜드를 붙이는 차별화 전략을 도입, 우리 기업들도 이 같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화학 포비아’ 확산으로 소비자들이 제품에 적용되는 화학제품까지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주요 배경 중 하나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화학제품 브랜드는) 과거 범용 제품 중심의 산업구조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상으로, 고부가제품 중심의 브랜딩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에는 소비자의 관심이 늘면서 B2C(기업ㆍ개인간 거래) 관점에서 마케팅도 고려해야할 때”라고 설명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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