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윤리특위, 국회內 성폭행 실태조사 추진

-자신에 대한 조사에 국회의원들 합의 여부 주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미투(#Me Tooㆍ나도 당했다) 쇼크가 국회를 강타한 가운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3월 중 실시를 목표로 국회 내 성폭력 실태조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내에서 성희롱 실태조사는 처음 진행되는 것으로, 국회 또는 의원실 내 성추행과 성희롱 사례 또한 줄줄이 나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실태조사가 보좌진들의 익명성을 보장해 제도개선과 함께 드러난 가해자에 대한 처벌도 할 수 있도록 실시되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윤리특위 차원의 실태조사는 여야합의가 필수로, 국회보좌진들의 고백이 의원들을 직접 겨냥할 수 있는 만큼 여야 합의 자체가 안되거나 처벌이 배제된 실효성 없는 실태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국회 윤리특위 관계자는 9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유승희 윤리특위 위원장의 제안으로 국회 내 성폭행 실태조사 기획단계에 있다”며 “실태조사 규모나 대상 등에 대해서는 현재 구상중이며 3월 국회내 인권센터가 설립되니 거기에 맞춰 실태조사를 진행하려한다”고 말했다. 국회 차원의 실태조사는 미투 운동으로 드러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의혹 파문과 국회 보좌진들 사이에서 성폭력이 만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국회내 보좌진들의 익명게시판인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보좌진 뿐 아니라 현역 국회의원의 낯뜨거운 행태에 대한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한 전직 보좌관은 “이 의원님 안녕하세요, 저는 잘 지내지 못합니다”로 시작하는 글에는 “제가 딸 같다며 며느리 삼고 싶다던 의원님, 따님분들 앞에서도 제 앞에서 그랬듯 바지를 내리시는지요”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 1일 한 보좌진은 “의원님들 남의 일에만 용기 어쩌고, 개혁 어쩌고 하지 마시고 국회 내 성추행, 성희롱 조사 한번 해주세요”라며 실태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미투 운동이 실제 피해 사례와 가해자 폭로를 통해 힘을 얻고 빠르게 전파되면서 사회 변혁의 동력이됐 듯 이번 실태조사도 단순한 제도개선에 방점을 두지말고아니라 적극적인 사례발굴을 통해 피해자의 처벌이 병행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남성중심의 국회 특성을 잘 아는 연구진이 참여해 실태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제도개선을 목표로 하되 실태조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가해자에 대한 징계, 심한 경우 형사처벌까지 이뤄져야 사회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실태조사가 전수조사로 진행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 협의회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일대일로 모든 사람 면접을 통해 사례를 끌어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태조사가 단순 겉할기에 그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실태조사가 국회의원을 직접 겨누는 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해자 처벌이 아닌, 단순한 제도개선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이미경 소장은 “의원들이 현재 반대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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