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잇단 파격…핵무력 완성 자신감?

-4월 남북정상회담ㆍ5월 북미정상회담 한반도정세 요동
-北, 美 상대로 핵동결 카드 내밀면 南 고민 깊어질 수도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북미정상회담까지 먼저 제의하는 광폭행보를 펼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작년 1년 6차 핵실험 감행과 잇단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라는 특대형 도발을 되풀이했던 것과 달리 올해 들어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전격 참가 선언에 이어 남북정상회담 제안, 그리고 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선 비핵화 목표는 선대의 유훈이라고 밝히는 등 파격적인 언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현지시간) 전달한 ‘특별 메시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초청 의사를 밝히며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하기까지 했다.

[그래픽=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회동 날짜와 장소는 추후 북미 간 접촉을 통해 결정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5월 안에 김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북미정상회담은 가시권에 들어오게 됐다.

작년까지만 해도 ‘위기론’이 일상화됐던 한반도정세가 급변한데는 김 위원장의 파격적인 태도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김 위원장이 태도를 바꾸게 된 배경과 관련해서는 먼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강화된 제재와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례 없는 대북제재로 궁지에 몰린 김 위원장이 서울을 거쳐 워싱턴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북한이 북핵문제가 제기된 이후 수십년간 제재를 받아왔고, 제재의 효과가 나타나는 속도가 기대보다 더디다는 점에서 북한의 내부적 요인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점에서는 북한이 작년 6차 핵실험에 이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뒤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작년 11월29일 신형 ICBM급 화성-15형 시험발사 장면을 지켜본 뒤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된 뜻 깊은 날”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후 화성-15형 시험발사 성공과 관련, “주체 핵강국 건설사에 가장 빛나는 장을 아로새긴 특기할만한 대승리”라며 “병진의 기치 높이 천신만고를 다하며 줄기차게 전진시켜온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엄이 비로소 실현되게 됐다”고 주장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핵ㆍ탄도미사일은 대기권 재진입과 핵탄두 소형화 여부 등 기술적 과제는 남아있지만 내부적으로 핵무력 완성에 대한 자신감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충분하다”며 “김 위원장이 안보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외부와의 본격적인 협상에 나섰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을 때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던 북한이 나름 미국의 공격을 저지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얘기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 위원장이 향후 4월 문 대통령, 5월 트럼프 대통령과 이어지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 핵실험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ㆍ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비핵화ㆍ한반도평화협정 체결 등의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문제는 김 위원장이 핵동결에 그치고 기존 개발해온 핵은 끝까지 보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할 경우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북한이 미국과 만나 기존 핵을 인정하면 미국을 공격하는 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면 미국으로서도 고민에 빠질 수 있다”며 “우리로서는 핵을 보유한 북한과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북한이 핵동결이라는 일정 부분 양보하면서 서울과 도쿄냐 워싱턴과 뉴욕이냐는 선택지를 미국에게 강요할 경우 미국 입장에서 이를 거부하기 힘들고 미국의 대한반도 확장억제 약속도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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