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시대 오는데…기업들, “충전소 설치는 산넘어 산”

- 국내 수소충전소 연구시설 포함 14곳뿐…3곳은 철거 예정
- “까다로운 입지규제ㆍ반대기업 정서에 인프라 확충 걸림돌” 지적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출시가 임박하고도 수소충전소 인프라 확충은 끝없는 ‘공전’ 중이다.

수소차와 수소충전소는 불가분의 관계지만 관련 입법이 미미한데다 사업자 선정에 있어 ‘대기업 특혜설’이 불거지며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미래 먹거리를 눈앞에 두고도 치고 나가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을 토로하고 있다.

수소차는 5분 충전에 600㎞ 주행 가능한 효율성과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배출이 적은 친환경차로서 나날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수소 충전 인프라는 매우 빈약하다. 현재 수송용 수소 충전시설은 전국에 연구시설을 포함한 14곳뿐이며, 이마저도 평창과 강릉, 여주휴게소 3곳 충전시설은 동계올림픽 후 철거 예정이다. 

[사진=수소충전소 시설,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는 ‘수소에너지 관련 현황 및 입법적 개선 방향’ 보고서를 내고 수소가 에너지원으로서 제대로 분류되지 않은 상황과 수소에너지 사업 장벽 등을 지적했다.

유재국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이 보고서에서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에 대해서는 개별 법률이 제정돼 있지만 수소는 별도의 에너지원으로 고려되지 않아, 이를 규제하는 개별법이 없다”며 “이는 인허가 기준과 기술 수준, 품질 기준이 없음을 뜻한다”고 밝혔다. 또 “수소에너지의 생산, 수송(분배), 이용에 관한 규정도 여러 법률에 산재해 유사 법률을 준용해야 하거나 경우에 따라 입법적 미비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효성과 SK가스 등 수소충전소 건설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의 애로사항은 큰 편이다. 까다로운 입지 제한과 신규 시장에 대기업 진출을 견제하는 시선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소충전소는 현재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예정 부지로부터 50m 내에 공동주택이나 어린이놀이터, 의료시설, 유치원, 보육시설 및 경로당이 있으면 건설이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LPG/CNG 충전소 및 주유소 내에 융복합으로 건설 가능하도록 하는 특례가 제정돼 어느정도 개선은 됐으나, 아직도 개발제한구역 내 CNG 충전소부지에 수소충전소 융복합 병설이 불가한 점 등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또 지자체가 발주하는 입찰업체 평가기준이 국내 업체에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업체의 기술력이 글로벌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이들과 경쟁할 경우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렵게 돼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종사자는 “환경부 예산이 외국 기업이 아닌 국내 국산화 업체들의 수소 충전시스템 개발에 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새로운 에너지 시장에 대기업 참여를 배제하고 다른 사업자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시각과, 원활한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는 자본력과 기술을 갖춘 대기업이 들어와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환경부의 수소충전소 건설 민간기업 보조사업에는 대기업 참가 배제 원칙이 있어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국토부가 2025년까지 수소충전소 200개를 구축하려던 사업도 예산 확보 실패와 대기업 특혜 시비 가능성 등으로 결국 좌초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충전소 설치 비용이 1곳당 30억원 가량을 상회해 중소 사업자들의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며 “보다 효율적이고 원활환 보급을 위해서는 대기업 배제 역차별 정책을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