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서명]美 통상 압박에 ‘안전 지대’ 없다, 국내 전 산업 긴장감 최고조

- 반도체·자동차 통상 압박 가시권, 불안 최고조
- 5년간 68억 수출 손실 우려
- 전문가들 “국내외적 연합 전선 형성해야”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위험수위를 넘어선 미국의 ‘통상 압박’에 국내 산업계의 위기감도 덩달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통상압박은 세탁기, 태양광 패널 그리고 철강에 이어 국내 산업 전반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 행정부의 수입규제 조치가 긴박하게 진행되면서 대미 수출 및 국내 제조업의 생산·일자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수입규제가 확정된 곳은 물론 반도체, 자동차, TV, 디스플레이 등 아직 미국의 통상압박 사정권에 들지 않은 업계도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5대 그룹 고위 관계자는 “아직 통상압박을 받지 않은 산업들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각 기업별로 언제 닥칠지 모르는 통상압박에 대응 방안을 미리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에 대한 ‘관세 폭탄’이 결국 결정되자 국내 산업계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양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업계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우선 미국의 통상 압박이 ‘반도체 특허 침해’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다. 연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한국, 중국, 대만, 일본 기업 등을 상대로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대한 ‘관세법 337조’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자동차업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ㆍ2차 개정협상에서 미국 측은 자동차분야를 불공정 무역 사례로 집중 공략했다. 한미 양국은 자동차부품과 관련한 ‘자동차 원산지’ 쟁점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한미 FTA 개정협상을 통한 전방위적인 ‘통상압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28일 의회에 제출한 ‘2018 무역정책 어젠다·2017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USTR은 “미국이 한미FTA를 통해 얻은 전반적인 혜택은 초기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고 밝혔다.

미국의 통상 압박은 국내 경제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 상무부의 철강제재가 반도체와 자동차부품으로 확대될 경우 향후 5년(2018~2022년)간 최소 68억1000만달러(한화 약 7조2935억언)의 수출손실과 4만5000개의 일자리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최남석 전북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는 지난 7일 열린 ‘대미통상전략 긴급점검 세미나’에서 미국의 통상압박으로 인해 철강ㆍ자동차부품ㆍ세탁기ㆍ태양광전지ㆍ반도체 등 5개 산업의 ‘수출 악화’가 약 4만5000개의 일자리 손실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미국 통상압박의 대응 방안으로 국·내외 ‘연합 전선’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적으로 정부와 민간의 협력은 물론 미국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피해 국가들과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통상전문가 송기호 변호사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압박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해석되는 만큼 한 국가 차원에서 대응하기 보다는 다른 국가들과 공통의 액션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미국의 통상 압박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국가들과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하며 국제 여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통상분야에서 미국과 상호신뢰 기반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원기 국립외교원 경제통상연구부 교수는 “통상문제의 과도한 정치화를 자제하고 차분히 경제적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한미 양국 간 경제관계의 상호 호혜성을 적극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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