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 국내 철강업계 “美 수출 말라는 뜻”

트럼프 관세명령 서명에 곳곳 비명…

대미의존도 높은 중견업체 직격탄
현 40% 관세에 25% 추가땐 경쟁력 상실
효력발생전까지 설득에 실낱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국내외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수입산 철강ㆍ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규제조치 명령에 서명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면제 혜택을 받았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번 미국의 조치에 대해 “사실상 미국 수출을 포기하라는 의미”라며 대미 수출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철강수출 중 미국의 국가안보위협 232조 대상 품목의 세계 수출금액은 약 244억 달러이며 이중 미국 수출은 29.8억달러로 전체 12.2%를 차지한다.

특히 이번 조치는 포스코, 현대제철과 같은 대기업의 피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내 중견 철강업계는 직격탄이 예상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미국 수출 비중은 각각 3%, 4%로, 대기업 철강업체들은 대미 의존도가 그리 크지 않다.

중견 철강업체의 상황은 다르다.

중견 강관업체인 휴스틸은 전체 매출의 약 40%가 대미 수출에서 발생하며, 넥스틸은 수출의 90%가 미국으로 가는 물량이다. 세아제강은 작년 전체 수출 약 70만톤에서 대미 수출이 50만톤에 달한다.

여기에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현지업체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미국 철강업계와의 유정용 강관의 경우 15~20%의 가격차이가 난다. 여기에 25% 관세를 더하면 미국 업체와의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재의 88%에 반덤핑ㆍ상계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넥스틸의 경우 현재 유정용 강관에 46.37%의 관세를 붙여 수출하고 있다. 앞으로 부과될 25%를 추가하면 약 70%의 관세를 내야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미 여러 제품이 높은 관세로 수출길이 막힌 상태에서 25%를 더하면 당연히 부담될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피해를 최소화할 지 여러 전략을 검토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유경제주의 수호자를 자처했던 미국이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이기주의라는 틀에 갇혀 이러한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는 더 많은 미국 내 수요자들과 관련 종사자, 무역협정을 맺은 이웃 국가들의 이익은 철저히 무시한 채, 자국 철강산업의 영리만을 염두에 둔 편협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철강기업들이 북미 고객사들과 북미 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여해왔음에도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심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다만 마지막 희망의 끈은 있다. 막판 협상 가능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수출이 미국에 가하는 위협을 해소한다면 면세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말한 점에서 행정명령 효력이 발생하기 전 서명이후 15일간 정부의 노력에 따라 한국이 이번 추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에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코엑스에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통상차관보, 철강 업계 등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민관 합동 대책회의를 열었다.

대책회의에서는 미국 관세부과 결정에 따른 우리 철강 수출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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