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 보따리 푼 날…美, 철강에 25% ‘관세폭탄’

트럼프 서명, 캐나다·멕시코 제외
한국, 파이프·튜브 대미수출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조치를 강행하며 글로벌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관련기사 4·5·6면

자국 내외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와 멕시코만 제외한 채 동맹국까지 겨냥한 관세 폭탄을 던짐으로써 당장 한국도 철강 수출에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이번 조치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철강 업계 노동자와 노조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 무역확장법232조’를 근거로 수입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EPA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철강업계 노동자와 노동조합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토록 하는 규제 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규제 명령은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조치로, 서명일로부터 15일 후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미국 산업이 외국의 공격적인 무역관행들에 의해 파괴됐다”며 “그것은 정말 우리나라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를 나쁘게 대우한 많은 나라가 우리의 동맹이었다”며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무역전쟁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벌이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관세 부과를 무기한 면제키로 했다.

이 두 국가를 제외한 철강ㆍ알루미늄 수출국은 각각 25%, 10%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물게 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 대상국에 대해 “대미 수출이 미국에 가하는 위협을 해소한다면 면제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밝혀 향후 소명을 거쳐 면제국을 추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국 정부는 이달 초부터 미국에 관세 대상국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해왔지만 결국 면제를 받지 못했다. 최근 남북합의를 기점으로 북미간 대화의 중개역할을 하면서 이번 조치에서 빠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남아 있었으나 무산됐다.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미국의 압박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효력이 발생하기 전 미 정부 설득에 다시 한 번 전력투구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은 일본 주도의 다자간 무역협정에서도 빠져 위기감이 더 크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11개국은 이날 칠레에서 최대 규모의 다자간 FTA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공식 서명했다.

한국은 CPTPP 11개 회원국 중 일본, 멕시코를 제외한 9개국과 이미 양자 FTA를 체결한 상황이라 당장 영향은 없지만, 미국발 무역전쟁에 대한 공동 대처엔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미국이 CPTPP에 복귀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한국 정부도 이를 검토, 연내 가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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