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거나…부인하거나…공분 부르는 ‘미투’ 가해자들

대부분 사과등 공식 해명 기피
기자회견 취소·연락두절 속출
향후 법적대응 위한 행보 분석
“일부는 왜곡” 진실공방 변질

미투 운동 파장이 전방위로 커지는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유명인사들이 잇따라 성폭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거나 해명하기를 거부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9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에서 50명에 대한 사건을 조사중이다. 이 가운데 연극연출가 이윤택, 배우 조민기 등 8명은 정식 수사에 착수한 상태이고 11명은 내사 중이다.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조증윤 극단 번작이 대표는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대부분 의혹을 부인하거나 공식적인 해명의 기회를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전날 오후 3시 기자회견을 계획하다 돌연 취소했다. 검찰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갑작스럽게 취소했다. 안 전 지사는 문자를 통해 “검찰에 출석하기 전에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드리려고 했으나 빠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성단체 등은 “진솔하게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며 성토했다.

앞서 안 전 지사는 애초 부적절한 관계는 인정하되 폭행이나 강압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비판이 거세지자 곧장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정봉주 전 의원도 지난 7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려고 했으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기자회견 시작 5분 전에 돌연 취소했다.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는 자리가 성추행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이 될 수 있어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안 전 지사와 달리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한 편의 완벽한 소설을 썼다. 명예 훼손 등 법적 조치를 하겠다”며 전면 부인하는 태도를 취했다.

성폭행 피해 증언이 나오고 있지만 이같이 의혹을 부인하는 유명인사는 정 전 의원뿐만 아니다.

영화감독 김기덕 역시 함께 작업했던 여배우들을 성폭행했다는 증언이 쏟아졌지만 “영화감독이라는 지위로 개인적 욕구를 채운 적이 없고 항상 그 점을 생각하며 영화를 찍었다”며 성폭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후 김 감독은 연락두절 상태다.

김 감독과 함께 동일한 여배우를 성폭행했다는 배우 조재현은 앞서 제기된 성폭행 의혹에 대해선 사죄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지만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자 “내가 ‘죄인’이라는 게 아니란 게 아니다. 하지만 지금 들려오고 기사에 나오는 것들은 너무나 사실과 다른 것들, 왜곡된 것들이 많다.”라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이같이 해명을 회피하거나 의혹을 부인하는 행태는 향후 있을지 모르는 법적 대응을 준비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법적 대응에 준비하기 앞서 법적으로 책임질 근거가 될 만한 내용을 전혀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현정 기자/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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