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평가’ 확 바뀐 대기업 공채…직무능력을 키워라

삼성 상식, 현대차 역사에세이 폐지
롯데는 AI 자소서 평가 첫 도입
일본식 로봇 면접관 시간문제
신입사원 직무전문성 검증 강화

대기업 공채가 진화하고 있다.

이달 본격 개막한 상반기 대기업 공채에서 인공지능(AI) 평가시스템이 최초 도입되고, 인적성검사에서 상식과 역사 과목이 폐지된다.

4차 산업혁명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불필요한 채용시간을 간소화하고 일반적 지식보다 해당 직무능력 검증을 강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AI 로봇면접관 ‘샤인(SHaiN)’ [제공=니혼게이자이신문]

▶신입사원 바로 투입 ‘직무능력’ 더본다= 오는 12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삼성그룹은 올해 직무적합성평가 ‘GSAT’에서 상식 영역을 폐지했다.

그동안 GSAT의 상식 영역은 역사, 사회, 경영, 문화, 시사 등 광범위한 범위에서 문제가 출제돼 구직자들에게 큰 부담을 줬다. 문제도 50문항을 25분 안에 풀어야 해 GSAT가 ‘삼성고시’로까지 불렸다.

삼성 관계자는 “공통된 지식보다는 회사별 특성에 맞는 직무지식 평가의 필요성이 높아져 상식은 제외했다”며 “지원자들의 부담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SAT는 내달 15일 치러진다.

현대차는 내달 8일 시행되는 인적성검사(HMAT)에서 ‘역사에세이’를 없앴다.

현대차는 그간 세계화와 보호무역 등 시의성있는 주제로 역사에세이를 쓰는 전형을 실시해왔다. 하지만 본래의 취지와 무관한 학원 강습이 성행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폐지를 결정했다.

재계 관계자는 “빠르게 변해가는 기술트렌드에 맞추려면 신입사원도 직무전문성을 갖춰야 스피드있게 적응할 수 있다”며 “특히 IT기업들은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전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 ‘슈퍼호황’을 누리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올해 채용규모를 작년 수준으로 유지한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전년(400명)보다 채용규모를 3배이상 늘린 1400명을 뽑았다. 이는 올 상반기 대기업 채용인원이 7만명(취업포털잡코리아 전망)으로 작년보다 7.3%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AI로봇 면접관 ‘숨소리ㆍ표현력’도 본다= 롯데그룹은 올해부터 AI 자기소개서 평가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한다.

지원자가 서류를 제출하면 AI는 서류 상 텍스트를 분석해 인재상 부합도, 직무적합도, 표절 여부 등을 평가한다. 인재채용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는 서류전형을 간소화하고 채용비리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의도다.

롯데 측은 “채용 담당자가 기존처럼 자소서를 보면서 AI 검토 내용을 참고해 지원자의 본질파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새로운 채용시스템을 백화점, 마트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시범 도입하고, 향후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AI 자소서 평가가 국내에 도입됨에 따라 AI로봇 면접관 등장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일본에서는 AI로봇이 면접을 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채용컨설팅업체 ‘탤런트앤어세스먼트’는 소프트뱅크의 안드로이드 인간형 로봇 ‘페퍼’을 활용해 AI가 면접을 진행하는 ‘샤인(SHaiN)’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일본 대형 식품업체 12개사가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질문 항목은 평균 100여개에 달하고 면접시간은 기본 1시간30분, 면접 결과는 A4용지 6장에 빼곡히 작성된다.

면접이 시작되면 AI 로봇 면접관은 “질문을 시작합니다. 60초 내에 답변해주세요”라고 말한다. 대답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추가 질문을 쏟아낸다.

면접 태도도 주시한다. AI로봇 면접관에 장착된 카메라와 마이크는 응시자의 얼굴표정과 숨소리, 태도, 활력, 유연성, 표현력 등을 면밀히 관찰해 녹화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각 평가항목은 10점 만점의 점수로 표시되기 때문에 응시자 비교에 용이하다”며 “지방에 로봇을 파견해 면접을 보게 함으로써 회사와 응시자 모두 시간과 비용을 아낄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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