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전 세계 최저”라던 나바로 주장…전형적 ‘체리피킹’

무역가중평균 관세율…加ㆍ日보다 높아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최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사진>이 “미국의 관세가 전 세계에서 가장 낮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철강ㆍ알루미늄 관세 계획을 두둔하고 나섰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며 ‘체리피킹’(좋은 조건만 골라 취하는 행위)에 불과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철강ㆍ알루미늄 관세 계획에서 무역 고문의 역할을 맡았던 나바로 국장은 이달 초 CNN방송, 폭스뉴스 등에 출연해 “미국은 세계 최저 관세를 유지하는 나라”라며 “연간 5000억달러 무역적자를 내고 있으며, 이는 미국 내 일자리와 노동자들의 임금을 줄이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WP는 세계무역기구(WTO)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관세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나, 그의 말처럼 세계에서 가장 낮은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항목별로 보면 미국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항목들에 대해서는 고관세를 유지했다. 땅콩(131.8%), 소형트럭(25.0%), 울 스웨터(16.0%), 참치(25.0%), 유제품(20.0%) 등이 대표적이다. 

사진=AP연합

세계은행(WB)의 자료를 보면 미국의 단순평균 관세율은 호주, 캐나다, 일본, 유럽국가의 뒤에 놓인다. 하지만 많은 경제학자가 더 의미 있다고 보는 무역가중평균 관세율을 적용하면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나라가 아니다.

가중평균 세율은 실제 교역량을 반영해 계산된다. 예를 들어 목재, 신발,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각각 5%, 10%, 15% 이면 단순평균 세율은 10%다. 목재를 많이 수입하고 신발과 자동차를 수입하지 않는다면 가중평균 세율은 5%다. 이런 방식으로 산출하면 미국의 관세는 호주, 캐나다, 일본보다 높다.

WP는 이를 전형적인 ‘체리피킹’이라고 지적했다. 경제학자나 정치인들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위해 숫자를 선별했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미국은 대체로 낮은 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은 아니며 이것이 무역적자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도 아니다”라며 “무역적자는 저축률과 투자율 간의 불균형 같은 근본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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