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탐색]촛불집회 軍 개입 모의 의혹에…“위수령 폐지하자” 목소리

-“軍 개입 빌미 되는 위수령 없애야” 주장 나와
-“국회 동의 필요 없는 위수령 위험” 국민청원도
-당사자 지목된 육참 차장은 군인권센터 고소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군이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에서 군대를 동원해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하는 방법을 논의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아예 문제의 근원이 되는 위수령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에서 논평을 내고 군 투입 의혹에 아예 위수령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위수령 폐지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9일 군의 촛불집회 진압 모의 의혹에 대해 “군의 정치 개입의 빌미를 제공하는 위수령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위수령은 1970년 박정희 대통령이 군부 독재정권 유지를 위해 근거도 없이 제정한 초헌법적인 시행령”이라며 “군의 정치 개입 여지를 제공하는 위수령은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시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이 위수령 폐지를 반대하고, 합참 법무실의 폐지 의견을 무시하고 존치 의견으로 검토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실은 청와대와의 교감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며 “때문에 청와대와 군이 친위쿠테타를 기획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날 ‘위수령을 폐지 또는 개정해야 합니다’라는 내용의 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자는 게시물에서 “위수령은 본래의 목적이 아닌 독재정권에서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사용됐다”며 “국회의 동의가 있어야만 발동이 되는 계엄령과 달리 국회의 동의가 필요 없는 위수령은 시민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어 폐지 또는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 기념관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수의 제보자를 통해 지난 탄핵정국에서 수도방위사령관이 직접 사령부 회의를 주최하며 ‘소요사태 발생 시 무력진압’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950년 제정된 위수령 제도는 재난 등 국가 위기 상황 때 군이 군사시설 보호 등을 위해 지역 치안을 직접 맡는 방식으로 마지막으로 발령된 것은 지난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때였다.

위수령 폐지는 지난 2016년 12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에 위수령 폐지 의견을 질의하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합참은 위수령 폐지 의견을 국방부에 보고했으나 한 전 장관은 존치 의견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는 “국방부가 청와대의 눈치를 보다가 탄핵이 인용된 직후인 지난해 3월 13일 이철희 의원실에 ‘위수령 존치 여부에 대해 심층 연구가 필요해 용역을 맡기겠다’는 회신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당시 수도방위사령관을 지냈던 구홍모 육군참모차장은 센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군 관계자는 “구 차장은 당시에 회의를 주재한 적도, 관련 논의를 한 적이 없음에도 그런 주장이 제기돼 이에 대해 고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센터가 제기한 위수령 논의 의혹에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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