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읽는 서울] “국가기관이 최고죠”…대기업 인기도는 ‘급락’

-청년 국가기관 선호 23.0%…2년새 3.4%↑
-대기업 선호도는 18.5%→13.9%로 ‘뚝’
-“불경기에 수입 만큼 안정성도 고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에 사는 이모(29) 씨는 최근 2년 넘게 다닌 대기업을 그만두고 경찰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경쟁을 강요하는 치열한 분위기 속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어서다. 몇개월 전 승진에 실패한 40대 상사가 사직서를 내는 모습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배경에는 무언의 압박이 있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씨는 “요즘 시대에서는 돈만큼 안정성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퇴사 걱정 없는 국가기관이 최고”라고 말했다.

서울 청년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국가기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선호도는 2년 새 큰 폭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서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3~29세 서울 청년 중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으로 국가기관을 언급한 비율은 23.0%다. 이어 공사ㆍ공단 등 공기업(18.5%), 대기업(13.9%), 자영업(11.6%) 순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4.2%), 벤처기업(2.1%) 등은 하위권이 머물렀다.

13~29세 서울 청년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국가기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123RF]

국가기관의 인기는 상승세다. 2015년과 비교하면 직장 선호도로 국가기관은 당시 19.6%에서 3.4%p 올랐다. 이와 반대로 대기업 선호도는 같은 기준 18.5%에서 4.6%p 하락했다. 대기업 선호도가 2011년 19.0%, 2013년 21.6% 등을 기록한 점을 보면, 이번 13.9%는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수입과 안정성을 함께 고려하는 청년층으로 인해 대기업이 ‘찬 밥’ 신세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성적인 경제난 속 언제 잘릴지 모를 곳보다는 일정 수준 연봉과 함께 정년도 보장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13세 이상 서울 시민은 직업을 고를 때 수입과 함께 안정성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민 중 38.8%는 수입, 25.4%는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적성ㆍ흥미(19.8%), 보람ㆍ자아성취(6.1%), 발전성ㆍ장래성(4.9%), 명예ㆍ명성(2.7%) 등 나머지 지표를 모두 더한 값(33.5%)보다 배 가량 높다.

한편, 2016년 기준 15세 이상 서울시민 2명 중 1명은 현재 직업의 만족도를 ‘보통 이하’로 응답했다. 보통(40.8%), 불만족(12.8%) 순이었다. 만족은 46.4% 수준이다.

다만 만족도는 직업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관리전문직이 현재 직업에 만족한다고 말한 비율은 64.6%으로, 같은 질문에 대한 ‘블루 칼라’의 응답률(35.7%)보다 28.9%p나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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