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악관, ‘北 구체적 조치’ 9번 언급…북미대화 조건 강조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화조건으로 ‘구체적’(concrete)이라는 표현을 9번 사용하며 강조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북미 간 비핵화 정상회담 전망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면서 ‘구체적(concrete)’이라는 단어를 9번 사용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구체적 조치와 구체적 행동(concrete steps and concrete actions)”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였다.


전날인 8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브리핑을 통해 북미 정상이 회담 의사를 교환했다는 사실이 전해진 지 하루 만에 미국 정부에서 처음 밝힌 회담의 ‘전제조건’이라고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구체적 조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백악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샌더스는 김정은과의 대화를 위한 새로운 조건을 설정하려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백악관이 이같은 대화조건을 명시한 데에는 과거처럼 북한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우려와 대북압박 작전이 약해질 것이라는 관측을 진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 실장이 브리핑을 했을 때 미국의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대화의 구체적 조건이 무엇이냐”, “김정은을 신뢰할 수 있느냐”, “과거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등의 질문을 던졌다. 정 실장은 질의응답 없이 브리핑을 마쳤다.

이날 샌더스 대변인은 구체적이란 말과 함께 ‘검증 가능한(verifiable)’이란 단어를 함께 사용했다. 이를 고려하면 미국은 북한이 일련의 비핵화 조치들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미국과 국제사회가 이들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만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행동(concrete actions)’이라는 표현은 지난 8일 정의용 실장의 브리핑마지막 문장에도 포함됐다.

당시 브리핑에서 정 실장은 “대한민국, 미국, 그리고 우방국들은 과거의 실수를되풀이하지 않고, 북한이 그들의 언사를 ‘구체적인 행동(concrete actions)으로 보여줄 때까지 압박이 지속될 것임을 강조하는 데 있어 단합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북한이 구체적 행동을 보여야 회담이 가능하다는 점, 트럼프 정부는 전임 정부와 다르다는 점, 최대의 압박 작전이 변함없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 등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다른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는 샌더스 대변인의 발언으로 김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에 부정적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과 관련, CNN에 “(북한으로부터) 초청이 왔고 수락됐고 그대로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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