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촛불진압 모의’ 위수령 논란 전부터 국방연구원 “존치 불필요”

-지난해 3월 연구시작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박근혜 정부 당시 군 수뇌부가 위수령을 근거로 촛불시위를 무력 진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해 3월부터 위수령을 존치할 필요가 없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가 진행된 사실이 확인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철희 의원은 11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국방부의 연구 용역을 받아 작성한 ‘위수 관련 제도의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앞서 이 의원이 ‘위수령은 헌법에 위배되고 여러 법률과 충돌한다’며 그 존립 이유를 거듭 따져 묻자 국방부가 지난해 3월 기존 입장을 바꿔 KIDA에 검토를 지시하면서 작성된 것이다.

[사진=박해묵 기자/[email protected]]

대통령령인 위수령을 육군이 경찰을 대신해 특정 지역에 주둔하면서 치안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치안 유지에 군 병력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한 점에서 계엄령과 유사하지만,계엄령 선포가 헌법에 따라 국회의 동의를 요건으로 하는 데 반해 위수령은 그렇지 않다. 과거 박정희 정권은 1966년 한일협정 체결 반대 시위, 1971년 학생 교련 반대 시위, 1979년 부마항쟁 시위 등을 진압하기 위해 위수령을 근거로 군 병력을 출동시킨 바 있다.

KIDA는 위수령이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면서도 법률상 근거가 불명확해 법률유보나 위임입법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분석했다. KIDA는 위수령에 사용되는 다수의 용어가 현재 사용되지 않아 규범력이 없고, 군사시설 보호 등에 관한 사항은 다른 국방 관련 법령에 이미 규정돼 있다고도 지적했다.

위수령이 변화한 군의 군령권과 지방자치제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도 언급했다. 1950년 위수령을 만들어졌을 때는 병력 출동 승인권자를 육군 부대에 대한 군령권을 가진 육군참모총장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현재는 합참의장이 전군의 군령권을 갖고 있어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고 KIDA는 지적했다.

또, 병력 출동 요청권자의 경우 서울시장, 부산시장, 도지사만을 열거해 다른 광역자치단체장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KIDA는 위수령을 존치할 필요는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폭발물 사고, 원자력발전소 사고 등 경찰력만으로 상황을 수습하기 어려울 때를 위한 군 병력 출동 근거 법령이 따로 필요할 수는 있다고 적시했다.

이 의원은 “위수령은 진작에 사라졌어야 할 군사독재의 찌꺼기 법규”라며 “국방연구원마저 위수령을 남겨둘 필요가 없다고 결론 내린 만큼 국방부도 신속히 폐기 절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수령은 대통령령이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할 필요 없이 관계 부처 회의와 국무회의 의결로 바로 폐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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