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요청엔 “신차 배정” 노조 협상엔 “배정 불투명”…GM의 ‘두 얼굴’

외투지역 지정 신청하며 ‘신차배정’ 강조

노조 협상때는 ‘신차배정 무산’ 압박

회생안 내놓기 전 정부에 손 벌리기까지

[헤럴드경제=이슈섹션]GM과 한국GM이 한국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으려 할 때는 신차 배정 카드를 꺼내들고, 노동조합과의 협상 과정에서는 신차 배정이 어렵다는 식으로 압박하며 ‘두 얼굴’을 보이고 있다.

11일 한국GM은 다음주께 인천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지역(외투지역) 지정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부 실무진에게 “조만간 공식적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계획을 제출하겠다”며 외투지역 신청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외투지역이 되면 해당 기업은 사업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최초 5년 동안 법인세가 전면 감면되고, 이후에도 2년간 절반만 법인세를 내게 된다. 외투지역으로 선정되려면 외국인 투자위원회에서 심의를 받고 시장이나 도지사가 해당 장소를 외투 지역으로 정하는 순서를 밟는다. 현행법은 외투지역이 되려면 제조업은 3000만달러 이상을, 연구개발 분야에는 2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거나 시설을 신설해야 한다고 정해놨다. 한국GM이 인천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의 외투지역 선정을 끌어내려면 신차 2종 배정과 28억달러 신규 투자 등의 내용을 확정해 산업자원부에 제출해야 한다. 앞서 엥글 사장은 부평공장에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신차를 배정하고 창원공장에는 크로스오버 유틸리티(CUV) 신차를 배정해 한국에서 연간 50만대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할 것이라는 구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GM측은 세금감면 혜택 앞에서는 신차 배정을 선결 조건으로 언급하고 있으면서 정작 함께 일을 해나갈 노조와의 협상에서는 ‘신차 배정 불투명’ 등을 수시로 언급하며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향후 한국GM의 회생 요건 중 핵심인 신차 배정을 협상 카드로 쓰면서 말 바꾸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13일 GM측이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면서 “2월 말까지 이해관계자들과 의미있는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당시 GM측은 ‘2월 말’을 시한으로 잡은 것에 대해 이달 초 GM의 글로벌 신차 배정을 감안한 시간표라 설명했다. 신차 배정 일정에 맞추려면 한국 정부가 지원 여부를 빨리 결정해주고, 노조도 인건비 절감 등에 합의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말 이후에도 GM사태가 수그러들지 않자 GM 측은 “인건비 절감을 통해 한국GM 공장의 효율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신차 배정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며 압박하기도 했다. 지난 6일에는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노사 교섭에서 ”신차 배정이 위험한 상황이고 본사 GM이 계속 기다려줄 수 없다“고까지 발했다.

업계에서는 신차 배정을 근거로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해 외투지역 신청을 추진하면서 제대로 된 회생안도 제시하지 않은 채 정부에 지원을 요구하고, 신차 배정 무산 등의 분위기를 흘리며 노조를 압박하는 것이 이중적인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산은은 이르면 다음주부터 한국GM에 대한 실사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실사 범위와 기간 등에 대해 아직 확약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반쪽 실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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