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파산 줄어드는데…취업절벽 20~29세 파산은 계속 증가

대법원 집계 2016년 통계 분석

기업 법인파산 740건…2012년이후 최다
서울 390건, 협력사 밀집 수원 96건
해운·조선 구조조정영향 창원 29건
개인은 파산 줄고 회생비중 늘어

불황으로 인해 기업 법인 파산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반면 지난 2014년 최고치를 기록했던 개인회생 사건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7일 대법원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2016년 법원에 접수된 법인파산 사건은 740건으로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사건이 접수됐다. 2012년 396건에 불과했지만 2013년 461건, 2014년 540건, 2015년 587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불황에 장기간 시달린 기업이 점차 구조조정 단계에 접어드는 사례가 늘면서 관련 사건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90건으로 가장 많았고, 제주가 2건을 기록했다. 대기업 협력업체가 밀집한 수원이 96건, 최근 수년간 불황을 맞은 해운·선박 산업과 연관된 부산, 창원이 각각 43건과 29건을 각각 기록한 점도 특징이다. 


반면 2016년 접수된 개인파산 사건은 총 5만288건으로 2012년 이후 가장 적었다. 일정 요건에 따라 채무자의 빚을 탕감하는 개인파산은 2012년 6만1546건에서 2015년 5만3865건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정해진 기간 동안 빚을 갚으면 이후 면책되는 개인회생도 2016년 9만400건을 기록해 2013년 이후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역시 지속한 경기불황으로 가계 씀씀이가 줄어들면서 개인 부채 사건 자체가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채무자의 경우 파산보다 회생절차 비중이 올라가고 있다. 2009년 개인파산이 11만917건, 개인회생은 5만4605건으로 개인파산 사건이 2배 정도 많았다. 하지만 2013년 개인파산이 5만6983건, 개인회생은 10만5885건으로 개인회생 사건이 반대로 2배 정도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2016년의 경우 개인파산 사건 5만288건, 개인회생 사건 9만400건을 기록했다.

개인회생 절차는 총 채무액이 담보부 채무인 경우 10억 원, 무담보부 채무인 경우 5억 원 이하인 경우 일정한 요건에 따라 남은 빚을 탕감받을 수 있다. 신청자는 회생계획에 따라 일정 비율 이상의 빚을 갚아야 한다. 개인회생은 개시결정 이후 장래 소득도 채무 변제에 사용하지만, 파산은 선고 시점에서 채무자의 재산을 청산하고 이후에는 자기 소득으로 채무를 갚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개인회생은 신용대출금이나 신용카드 대금, 사금융까지도 채무조정이 가능하고 신용불량자도 이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은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개인회생제도 비중이 너무 높으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채무자의 수도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법원이 개인 파산 요건을 너무 엄격하게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에서는 계속 채무관계를 유지하는 개인회생보다 파산을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반대로 다수의 전문가들은 개인파산을 손쉽게 하면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수 있어 두 제도 비중을 엇비슷하게 가져가는 게 이상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개인파산 신청은 감소추세지만, 20세에서 29세 사이의 파산 신청은 반대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20세에서 29세의 개인 파산 신청은 2013년 484 건이었지만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743 건을 기록했다.

면책신청도 2013년 628 건에서 지난해 730 건으로 늘었다. 은퇴 이후 연령인 60대의 개인 파산 신청은 2013년 9205건에서 지난해 4370 건으로, 개인 면책 신청은 2013년 8202 건에서 지난해 4349 건으로 크게 줄어 대비를 이뤘다. 지난해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그만큼 재정적 고통을 겪고 있는 20대가 많다는 의미”라며 “학자금 대출과 취업난 등으로 생활고에 허덕이는 청년을 위해 일자리 창출 및 주거비 부담 완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개원 1주년을 맞은 서울회생법원은 2017년 3월부터 12월까지 개인파산 9943건, 법인파산 349건, 개인회생 15299 건을 접수했다. 2016년 별도의 회생법원이 독립하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접수된 개인파산 사건이 1만7000건, 법인파산 사건은 390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건 규모는 큰 차이가 없다.

좌영길 기자/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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