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 않게…글로벌 입맛 잡다

더묽고 부드럽게 ‘대상 고추장 칠리소스’
고수 팍팍 넣은 美버전 ‘비비고 만두’
한국의 맛 유지하면서 현지화로 승부

국내 식품사들이 글로벌 입맛을 잡기위해 나라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지 식문화를 반영해 재료와 형태에 변화를 주면서 신선하면서도 낯설지 않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12일 대상에 따르면 대상의 현지 공략의 선봉은 ‘고추장 코리안 칠리 소스(GOCHUJANG-Korean Chili Sauce)’다. 오리지널 고추장에 물성을 더해 연하게 만들었다. 떠먹는 게 아니라 뿌려먹는 소스다. 이는 서구인들이 익숙한 드레싱 문화를 반영한 것으로, 케첩처럼 두고 먹을 수 있게 스탠딩 형태로 만든 것이다. 고추장 특유의 깊은 매운맛을 내면서도 단순히 맵기만 하는 서양의 칠리소스보다 감칠맛을 더했다. 

유통업체가 한국의 맛을 현지화한 상품으로 해외에서 승부하고 있다. 뉴욕 팬시푸드쇼에서 현지인들이 ‘한국의 매운맛 고추장’을 맛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만두도 외국에서 파격적인 변신을 하고 있다. 미국 마트에서는 고수를 팍팍 넣은 ‘비비고 치킨&실란트로(고수) 만두’가 판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고수는 미국인들은 가장 좋아하는 허브 중 하나다. 물만두를 즐겨먹는 현지인들의 취향에 따라 사이즈는 한입 크기로 줄였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미국에서 연 매출 1770억원, 시장 점유율 12%를 넘어섰다. 2016년에 25년 동안 미국 만두 시장 1위를 지켰던 중국 브랜드 ‘링링’을 제친 뒤 2년 연속 1위다. 중국에서는 ‘옥수수 왕교자’, ‘배추 왕교자’가 판매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만두는 중국의 딤섬, 베트남 짜조, 러시아 펠메니 같은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는 래핑푸드(wrapping food)”라면서 “한식을 알리면서도 현지 입맛을 공략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했다.

비비고 만두 매출은 지난해 504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2% 성장했다. 해외 매출은 2383억원에 달한다. CJ제일제당은 2020년까지 매출을 1조원으로 늘리고 해외 시장 비중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내수보다 수출이 더 강한 불닭볶음면은 지난해 사상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삼양식품 총 매출 4500억원 중 수출액은 2000억원으로 전년(930억원)에 비해 115.1% 신장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수출의 85% 이상이 불닭볶음면이라는 점이다. 불닭볶음면은 꾸준한 현지화를 통해 수출을 늘려가고 있다.

삼양식품은 커리불닭볶음면(동남아), 마라불닭볶음면(중국)에 이어 태국ㆍ베트남을 공략한 스리라차면을 개발해 올해 1월 이미 수출을 시작했다. 스리라차볶음면은 동남아의 대표적인 칠리소스인 스리라차를 활용한 제품으로 불닭볶음면의 격렬한 매운맛과는 다른 새콤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삼양식품은 이번 스리라차볶음면을 동남아전역으로 수출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입맛에 최고라고 해서 세계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현지 사정을 고려한 전략이 없으면 장기적 식문화로 자리 잡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각 나라의 식문화를 반영한 로컬라이즈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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