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치닫는 GM ‘치킨게임’…양보 없으면 ‘공멸’

- 한국GM 노조 이번 주 임시대의원회의 통해 사측 요구안 논의
- GM 본사 “시한이 촉박하다…상황의 시급성 알아야” 노조 압박
- 노사 양측 모두 양보 안하고 버티다가는 ‘완전 철수’ 수순 밟을수도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한국GM을 둘러싼 노사정 갈등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치킨게임이란 먼저 회피(양보)하는 쪽은 체면을 잃고 손해를 입지만 만약 둘 다 끝까지 버티면 공멸로 가는 게임이다.

12일 한국GM과 이 회사 노조에 따르면 글로벌 GM의 신차 배정 시한이 임박한 시점이지만 노사 간 대화의 진척은 크지 않다.

[사진=연합뉴스]

일단 지난주 4차 본교섭에서 노조는 회계 실사 참여, 군산공장 전기차 전환, 본사 파견 외국인 임직원(ISP) 관련 자료 공유 등을 요구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물론 사측이 지난달부터 마련한 요구안(기본급 동결, 성과급 유보, 각종 복리후생 삭감)을 노조가 받아간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노조는 12일 금속노조의 2018년 투쟁지침 확정과 15일 자신들의 임시대의원회의 논의가 끝난 뒤에나 다음 교섭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는 사이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에게 ‘최후 통첩’성 이메일을 보냈다.

GM 측은 이 공문을 통해 ▷2조9000억원 가량의 차입금 전액 출자전환 ▷한국GM에 글로벌 신차 2종 배정 ▷이에 따른 3조원 가량의 신규 투자 등을 약속했다.

또 ▷한국GM 연구개발 역량의 전문성 유지 ▷구조조정 비용 중 상당부분 GM 본사가 지불 ▷경영실사에 원활한 협조 제공 ▷외국인파견임직원 감축 등도 동의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모든 투자 계획과 약속이 ‘이해당사자의 지원에 입각한’ 이란 전제를 달았다는 것이다.

노조와 정부가 함께 따라와주지 않으면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한국GM은 조만간 우리 정부와 지자체에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GM에서 정확한 요청을 받아보고 실사결과를 보고 결정할 사항이다. GM은 제가 설명한 세 가지 원칙 지켜서 하는 데 변함없다”고 밝혔다.

정부의 세 가지 원칙이란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구조조정의 기본 원칙에 따라 주주와 채권자ㆍ노조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당장의 응급처치가 아닌 장기적ㆍ지속가능한 경영 정상화 마련 등이다.

정부의 원칙이 분명한 가운데 엥글 사장은 지난 9일 노조와 비공식적으로 만나 상황의 시급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노사 중 어느 한 쪽이 양보를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대로 팽팽하게 맞서다가는 신차 배정과 투자는 물 건너가고 한국GM 공장들은 3~4년 내 단계적 철수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 경우 노조는 일자리와 생존권 모두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상황을 풀어가야 한다.

GM 본사 역시 완전철수를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는 상황은 아니다.

한국GM의 전략적 중요성이 여전히 상당하고(글로벌 GM 유일의 경차 생산기지) 철수 시 수반되는 비용도 어마어마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전향적으로 양보하든지 GM이 중장기 투자계획을 먼저 약속하든지 누구 하나는 양보해야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파국을 맞을 시 GM은 손해만 나지만 노조는 생존권을 잃는다는 게 다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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