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초비상]글로벌 통상마찰 ‘수출 코리아’ 흔들…韓 수출-성장-고용 등 총체적 타격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우리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세계경제 회복과 글로벌 무역 증대에 힘입어 수출 주도로 힘겨운 회복세를 보이던 상태에서 수출 증가세가 꺾이거나 차질이 빚어질 경우 경제 활력 회복 및 성장 모멘텀 상실은 물론 투자와 고용 등 경제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미국의 철강 ‘관세폭탄’에서 우리나를 예외로 인정해줄 것을 촉구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미국은 강경 일변도다. 미 행정부는 이를 지렛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 수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98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트럼프발(發) 글로벌 무역전쟁에서 벗어날 퇴로가 사실상 막혀 있는 셈이다. 게다가 미국의 철강 관세 인상에 이어 유럽연합(EU)과 중국이 보복조치를 취하고 미국이 추가 조치에 나서 확전될 경우 세계 무역량이 위축될 가능성이 많고, 이는 다시 한국 수출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수출선 다변화와 차별화, 수출과 내수의 균형 성장 등 근본 대책을 추진하기엔 갈길이 바쁘다.

경제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의 철강 관세폭탄과 보호무역주의로 3~5년 간 생산손실분이 7조~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까지 보호무역을 강화할 수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이 철강에 25% 관세를 일률 부과할 경우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 손실액은 연간 약 8억8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대미 철강수출 단가가 1% 오를 경우 대미 철강 수출이 1.42% 감소한다는 모형 분석에 따른 결과다.

이럴 경우 연간 대미 철강 수출액은 40억2000만달러(2017년 기준)에서 31억4000만달러로 21.9% 감소하고, 전체 대미 수출은 686억달러에서 677억 달러로 1.3% 줄어들 전망이다. 전체 철강 수출은 354억달러에서 345억달러로 2.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대미 철강 수출 손실에 따른 영향을 산업연관표를 통해 산출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 임기 3년간의 국내 생산 손실분은 7조2300억원, 부가가치 손실분은 약 1조33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로 인한 총 취업자 감소분은 약 1만4400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세탁기ㆍ철강 부문에서 시작된 미국의 무역규제가 반도체ㆍ자동차 부품 등으로 확대될 경우 5년간 수출 손실 규모가 적게는 7조원에서 최대 13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의 생산유발 손실규모는 17조1800억~31조8800억원, 취업유발 손실규모는 4만5000~7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트럼프발 글로벌 무역전쟁이 이제 본격적으로 화염을 뿜기 시작해 어디로 얼마나 더 확대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목표로 하는 미국 내 일자리 확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보호무역 조치가 더 강화될 수도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이 미국의 해당산업을 단기적으로 보호할 수는 있겠지만, 전체 미국 경제에는 마이너스 역할을 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통상전쟁으로 세계 무역ㆍ경제 확장세가 꺾이고 그것이 다시 미국의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무역장벽을 더 높일 경우, 공황의 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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