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정국] 미투 ‘정맞은’ 與…

안희정·박수현·민병두 파장 충격
현역의원 출마제한등 위기모드로

6ㆍ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선 조기과열 우려까지 일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안희정 파문’에 현역의원 출마 제한까지 나오면서 자중 모드로 돌아섰다. 경선 붐을 통해 기선제압에 나선다는 전략에서 조용한 선거를 위한 교통정리로 바뀌는 형국이다.

최근 미투 운동과 관련해 민주당 인사들이 연이어 거론되면서 당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터진데다 충남지사 후보로 나선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까지 추문에 휩싸이면서 당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여기에 서울시장 후보로 꼽히며 복당 신청을 한 정봉주 전 의원이 성추행 의혹으로 인한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고, 서울시 정책 제안을 가장 활발히 전개했던 민병두 의원까지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의원직 사퇴까지 언급하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전현희 의원은 현역의원 출마 불가 방침에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계속된 미투 폭로에 침통한 與’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12일 굳은 표정으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당내 분위기를 말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며 “조기과열에서 선거 분위기가 많이 차분해진 것은 사실이다. 대중이 느끼는 충격파가 있기 때문에 미투로 인한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표면적으로는 민주당은 지방선거는 미투 운동과 분리해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지방선거기획단 관계자는 “미투 운동이 갖고 있는 가치와 내용에는 당이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문화와 시스템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하고 위반되는 경우 당헌당규와 원칙에 입각해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사태들과 관련해) 상황이 진행되고 있으니 크게 전략적인 방향에서 수정은 없다”며 “후보자를 엄격하게 검증하는 한편, 미투와 섞어서 공학적으로 사고하거나 그럴 사안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경선 붐을 통한 대대적인 선거전 대신 조용한 선거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안 전 지사 파문 직후 현역의원 출마 자제를 당 차원에서 권고한 것도 이같은 흐름과 같은 맥락에 있다.

앞서 민주당 지방선거기획단은 현역 국회의원의 지방선거 출마를 2∼3명으로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현재 민주당 의석수는 121석으로 원내 2당인 자유한국당의 116석과 5석 차이에 불과하다. 현역의원 출마 제한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을 유지하고 원내 1당의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지난 8일 서울시장 후보로 꼽히던 전현희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고,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개호 의원도 각각 부산시장과 전남지사 불출마를 당 차원에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 패배를 넘어 원내 1당 자리까지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이태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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