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평화적 해결할 마지막 기회

-북미정상회담 실패시 美 군사옵션만 남아
-북미회담ㆍ비핵화 접점 찾기 등 난제 수두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4월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은 수십년을 끌어온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1994년 1차 위기와 2002년 2차 위기를 겪은 북핵문제는 북한의 작년 6차 핵실험과 미 본토까지 도달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발사로 또 한 차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사진=헤럴드경제DB]

작년 한해 북한의 잇단 도발과 미국의 강경 대응으로 한반도 위기론과 전쟁임박설은 상시화됐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겨냥해 ‘화염과 분노’, ‘군사적 해결책 장전 완료’라며 압박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에 ‘불바다’, ‘핵전쟁’을 운운하며 맞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국가원수로서는 이례적으로 서로를 향해 ‘꼬마 로켓맨’, 그리고 ‘늙다리 미치광이’이라는 원색적 비난을 주고받기도 했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하기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제한적 대북 예방공격설을 공공연히 거론하는가하면 북한은 괌 포위사격과 태평양상 수소폭탄 실험 등 미국의 군사대응을 부를 가능성이 큰 도발카드를 만지작거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제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5월 내 만남으로 화답하면서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오게 됐다.

북미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당장 한반도 전쟁위기는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북미 양측 모두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긴장을 줄이고 상대의 행동을 적대적으로보다는 평화적으로 해석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한반도 전쟁위기가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 성사는 물론 북한의 비핵화라는 성공을 이끌어내기까지는 지난한 협상 과정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당장 백악관은 북한의 구체적 조치와 구체적 행동을 보지 않고는 ‘그런 만남’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선잡기에 나섰다.

대외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10일 김 위원장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최강의 승부수’라며 북미정상회담 소식을 전했다 이튿날 삭제한 것은 북한의 조심스런 입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 가운데 일부가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너무 위험하고 억지스러운 것으로 보고 실제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50% 미만으로 믿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한국을 통해 우회적으로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전달할 만큼 언제든지 부담없이 판을 깨고 나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다하더라도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비핵화를 두고 접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를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며 핵 군축 회담을 주장해왔다.

문제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북핵문제와 한반도정세가 한층 더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우선 북미정상회담이 실패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이를 중재한 문재인 대통령도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옳다면 제2의 한국전쟁을 막겠지만 실패하면 그만큼 위험도 큰 대통령직 최대의 도박에 나섰다며 회담이 잘못될 경우 위험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방송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속내를 읽기 힘든 공산주의 국가와 거대한 도박에 나섰다면서 실패하면 정치적 시련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미정상회담 실패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실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정세에 있어서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

외교소식통은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뚜렷한 결과를 만들지 못한다면 미국 내 대북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질 수밖에 없고,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군사옵션밖에 선택지가 남지 않게 된다”며 “4월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은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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