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개 안전핀 풀고 ‘시황제’ 등극…3연임 꿈 현실될까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장기집권 시대를 여는 데 성공했다.

후계자 미지정과 ‘7상8하(67세 유임 68세 퇴임) 원칙’ 파기에 이어 11일 ‘2연임 제한 폐기’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장기집권을 막는 안전핀을 모두 뽑아냈다.

하지만 지식층을 중심으로 중국 내에서도 공개적인 비난이 쏟아지며 5년 후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헌법 개정안이 통과하자 ‘훙얼다이(紅二代ㆍ혁명원로의 자제)’ 저명 작가인 라오구이(老鬼)는 공개 성명을 통해 비판했다.

그는 “마오쩌둥의 종신집권은 개인독재로 흘렀고, 중국을 암흑시대로 몰아넣었다”며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으로 겨우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쩌민과 후진타오도 이를 알기에 헌법의 임기 규정을 철저하게 지켰다”며 “이를 어기는 것은 역사를 거슬러 가는 것이며 시진핑은 종신집권의 길을 결코 걸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과학원 원사이기도 한 저명 물리학자 허쭤슈는 홍콩 핑궈르바오에서 “위안스카이는 개헌을 통해 합법적으로 황제의 지위에 올랐으나, 결국 사람들의 온갖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며 시 주석의 장기집권 개헌을 비판했다.

위안스카이는 중화민국의 권력을 장악했던 군벌로, 1915년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올랐으나 중국 전역의 극심한 반발로 1916년 3월 황제 제도를 취소했으며 얼마 후 사망했다.

허쭤슈는 “개헌은 옳은 일을 위해서라고 하나, 더 많은 옳은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더 큰 과오를 저지르기 마련”이라며 “마오쩌둥 생전에 문화대혁명을 바로잡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 그가 죽고 나서야 바로잡을 수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오쩌둥의 비서를 지낸 전 공산당 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 리루이(李銳)는 홍콩 밍바오에서 “어느 성의 간부도 시진핑을 옹호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신문에는 찬양하는 글뿐이니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다”고 한탄했다.

전인대 표결을 앞두고 잡지 ‘빙뎬’의 전 편집장 리다퉁은 전인대 대표들에게 부결권 행사를 요청하고 나서기도 했다.

그는 “시진핑이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고 말았다면서 (독재정권의)마오쩌둥은 역사적인 대죄인이다.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 넣었다”며 “전인대가 형식적인 의결기구가 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비난의 목소리에도 중국 관영언론들은 한목소리로 헌법 개정의 당위성을 홍보하고 있다.

덩샤오핑 전 주석은 마오쩌둥 시대의 독재를 막기 위해 국가 주석ㆍ부주석의 임기를 2기 연임(10년)으로 제한하고 최고 지도부의 나이를 제한하는 ‘7상8하’를 인사원칙, 차차기 후계자를 미리 정하는 격대지정(隔代指定) 전통을 지켜왔다.

시 주석은 장기 집권을 위해 이 원칙을 모두 와해시킨 셈이다. 하지만 중국 관영언론들은 정책의 연속성과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위해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번 개헌안 통과는 시대 대세에 부응한다”면서 “사업 발전에 필요하고 당의 마음과 민심이 향하는 바로 전면적인 의법치국 추진과 국가 통치 체계 능력을 현대화하는데 중대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겨냥해 “헌법 개정은 내부 문제다. 우리가 결정할 일”이라며 핏대를 세웠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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