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살인적 물가에 우수 인력 엑소더스

실리콘밸리 아파트
실리콘밸리 인근에 위치한 소형 아파트, 렌트비가 타 지역에 비해 2배 이상 높지만 크기는 약 절반수준이다.

IT의 성지 실리콘밸리가 살인적 물가에 흔들리고 있다.

우수 IT 인력들이 살인적 물가에 못이겨 실리콘밸리에서 이탈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 통신 등은 최근 지난 2016년 이래 실리콘밸리를 떠나는 인력이 유입인구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IT 업계 3대 장인 애플·구글·페이스북은 물론 테슬라와 우버 등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고용을 늘리고 있지만 거주 인구는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6년의 경우 실리콘밸리를 떠난 우수인력은 2548명으로 유입인구 2506명을 넘어섰다. 실리콘밸리에 유입인구 수가 이탈인구보다 적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진다.

미 주류 언론들은 “수십에서 수백만달러를 받는 고임금 인력조차 집값을 포함한 지역 물가에 진저리를 치고 있다”며 “이대로가다가는 지역 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집값이다. 지난해 실리콘밸리 일대의 주거 비용은 전년 대비 10%나 올랐다. 지난 2010년 이후 고용이 약 30%나 늘었지만 지역에 공급된 주택은 단 4%만 증가했다.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면서 지역 평균 집값은 어느새 100만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2베드룸 렌트비만도 3100달러로 미 평균을 약 2배 이상 상회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IT업계 종사자들조차 보다 싼 집을 찾아 외곽했고 결국 이에 따른 교통난이 심각해 졌다.

실리콘밸리의 살인적 물가로 반사이익을 보는 도시가 있다. 우선 뉴욕은 편리한 교통과 월스트릿이라는 투자기반 그리고 시의 정책 지원을 등에 업고 급성장 중이다. 지난해 뉴욕의 스타트업에 투자된 자금은 무려 115억달러로 2012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뉴욕시 역시 뉴욕 일대 대학의 IT 전공자를 늘리기 위해 2020년까지 지원금을 2000만달러 더 늘리기로 결정했다.

뉴욕의 경우 집값이 비싸다는 점에서는 실리콘밸리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뉴저니나 뉴욕 외곽지역으로 연결되는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인접한 월스트릿과의 교류로 투자 결정도 빠르게 진행된다. 식당과 공연장 등 편의 및 문화시설 면에서도 뉴욕이 실리콘밸리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다.

실리콘 비치로 불리는 LA 마리나 델레이 인근 또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리콘 비치는 실리콘밸리 보다 저렴한 물가에 해변 및 LA 도심과 인접한 생활환경, 전세계 각지인들이 모인 문화적 다양성, 그리고 향후 투자가치 면에서 크게 어필하고 있다.

한편 실리콘밸리 인력 이탈에는 정치적 원인도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 등은 “실리콘밸리에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것 자체가 금기”라며 “또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거나 급진적 사상에 동조하지 않으면 아예 집단에서 배척된다.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실리콘밸리를 키우는데 일조했던 토론문화도 예전같지 않다. 문화가 경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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