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직 실태②] 그토록 원하던 첫 직장…36% 1년 내 사표던져

-“월급 불만족”…급여 낮을수록 이직 가능성 커
-인간관계 스트레스ㆍ업무 불만족 등 주요 요인
-여성 비정규직, 정규직보다 이직률 5.8% 높아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서울에 사는 이모(33)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난 속에 힘들게 중소기업에 취업했지만 6개월만에 사표를 냈다. 중소기업의 근무환경은 생각보다 열악했다. 매일 야간근무 등으로 12시간을 초과해 일해도 받는 돈이 월 200만원 채 되지 않았다. 부장과의 관계도 문제였다. 일을 할 때마다 잔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주말에는 시도 때도 없이 호출을 하는 바람에 제대로 쉬는 날이 별로 없었다. 욕설 등 모욕적인 언행도 이씨를 힘들게 했다.

이씨는 이제 안정된 공무원이 목표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공무원들의 안정적인 급여 뿐 아니라 정년보장 등 복지혜택이 부러웠다”면서 “현재는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 신분으로 부모님의 눈치를 보며 살고 있지만 공무원이 되면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며 여유롭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최악의 취업난 속에 청년들의 고군분투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하늘의 별따기라는 취업에 성공했어도 채 1년도 안돼 회사를 떠나는 청년들의 ‘초스피드 사표’가 늘고 있다. 이들이 힘들게 들어간 직장을 떠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첫 직장을 스스로 빠르게 나가는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청년(15~29세) 첫 직장 경험자 409만2000명 중 입사 1년 이내 이직은 36.2%인 148만명에 달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 이직률(40.2%)이 여성(32.9%)보다 더 높았다. 이번 연구보고서는 만 15∼29세 청년 1872명(남성 828명, 여성 1024명)을 추적 조사한 청년패널 자료를 토대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이직의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근로여건에 관한 변수 중 가장 분명한 첫 직장 이직요인으로 분석된 것은 월평균 임금이다. 첫 직장의 월평균 실질임금을 100만원으로 가정하면 10만원씩을 덜 받았을 때 평균 이직확률은 1.2%가 증가했다. 특히 남성(1.3%)이 여성 (0.9%)보다 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첫 직장까지 이행기간(취업 준비기간)에 영향은 남성에서만 관찰됐다. 남성들은 이행기간이 1개월씩 길 때 이직확률이 0.1%만큼 줄어들었다. 이직하지 않은 사람이 평균 21.1개월, 이직한 사람이 16.9개월의 이행기간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그 크기는 작지만 첫 직장 입사를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 더길었던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첫 직장에 입사하기 위해 투자한 시간적 자원이 더 많고 그에 따라 이직률이 더 낮게 추정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이직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새내기 남성 직장인들은 인간관계에 불만족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이직률이 7.5%포인트 높았다.

정규직 여부에 관한 이직의 중요한 변수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비정규직이 정규직에 비해 이직률이 5.8% 높았다. 또 ‘자신의 업무수준이 자신의 교육수준보다 낮다’고 느끼는 표본일수록 이직확률이 높았다. 첫 직장의 업무수준에 불만족하는 사람의 이직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6.8%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청년층은 인적자본 축적의 시기를 벗어난 첫 노동시장 진입 연령대이기 때문에 탐색과정에서 시련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연령대이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재의 청년 노동시장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면서 “청년들이 첫 직장을 다닌 후 단기간 내의 발생하는 이직은 개인의 경력개발 지연 또는 단절을 초래하고 기업의 초기 훈련비용의 중복발생을 야기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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