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재활용보다 디자인? 상술에 멍드는 재활용업계

라벨분리 어려운 3등급 페트병 크게 늘어
최근 직접인쇄, 인몰드라벨 등 다시 등장
일본처럼 라벨분리 절취선 의무화 시급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한해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페트병은 대략 600억개로 추정된다. 무게로 환산하면 1000만톤, 이중에 재활용 과정을 거쳐 ‘업사이클링’되는 비율은 현저히 떨어져 5%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있다.

12일 페트병 재활용업계는 최근 국내에선 재활용이 어려운 3등급 라벨을 사용한 페트병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페트병 재활용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라벨을 병에 부착하기 위해 사용되는 접착제다. 

페트병재활용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선 재활용이 어려운 3등급 라벨을 사용한 페트병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사진은 경남의 한 재활용업체 직원들이 페트병을 분리하는 모습.

재활용을 위해 잘게 잘려진 페트칩에 가성소다(NaOH)를 사용해 접착제를 녹여야 라벨이 분리된다. 국민 대부분이 페트병을 버릴때 라벨을 분리해야 한다고 알고있지만, 분리가 용이하지 않아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다.

경남에서 재활용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이봉기 대표는 “최근들어 접착제를 사용해 페트병과 라벨을 일체화시키는 인몰드라벨(IMLㆍIn-Mold Label)이나, 페트병에 직접 인쇄하는 직접인쇄 방식이 늘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우려된다”면서 “이러한 제품은 공정상 분리가 불가능해 10%만 들어가도 전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접착제를 녹여 라벨을 분리하기 위해 사용되는 가성소다로 인해 2차 환경오염은 물론 작업자들의 건강에도 해롭다”고 덧붙였다.

페트병재활용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선 재활용이 어려운 3등급 라벨을 사용한 페트병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사진은 경남의 한 재활용업체 직원들이 페트병을 분리하는 모습.

인몰드라벨의 경우, 20여년전 해외에서 개발되어 국내에는 15년전쯤 유입된 기술이다. 하지만 라벨을 분리하기 어려운 환경문제로 인해 거의 사용되지 않았지만, 시각적으로 보기 좋다는 이유로 다시 사용되고 있다. 직접인쇄 방식 역시, 재활용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어 사용되지 않다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재활용이 어려운 3등급 페트병들로 인해 폴리에스터 원사를 만드는 기계가 고장나거나 소각로가 과열돼 업체가 피해를 입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부산과 경남에 위치한 재활용업체들은 폴리에스터 원사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기계의 망이 막히는 바람에 예전에 비해 비용과 시간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버려진 페트병은 또다른 제품의 원료로 업사이클링 되어 100%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에서 사용되는 페트병의 양에 비해 업사이클링 비율은 5%대로 크게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일본처럼 페트병 라벨분리를 의무화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제언한다. 투명한 재질의 페트병을 사용하고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 수축식 라벨링과 소비자가 분리하기 쉽도록 2중 절취선을 넣는 것을 의무화한다면 재활용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은 페트병 포장재 라벨이 절취선을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조합 장재선 팀장은 “비중 1 이상의 수축라벨은 재활용과정에서 비중분리가 어렵기에 절취가 용이하도록 2중 절취선을 적용해야 한다”면서 “직접인쇄 방식이나 접착제를 사용해 압착하는 인몰드라벨의 경우, 재활용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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