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신승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우리기업들 세계적 축제 기류타고 남북으로 뻗어라

지구촌을 들썩이게 했던 평창 동계올림픽이 최근 막을 내렸다. 각국의 참가 선수들이 땀 흘려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 동안 세계 시민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열광하고 감동의 눈시울을 붉혔다.

전 세계가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88서울올림픽 이래 3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을 맞아 숨 가쁜 외교를 펼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에스토니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13개국 정상급 인사들과 만났다. 인상적인 점은 한반도 주변 4대국 외에도 노르웨이ㆍ폴란드ㆍ발트 3국 등 그간 교류가 많지 않았던 국가들과도 회담을 가졌다는 것이다.

올림픽 기간 중 동계스포츠의 강자인 북ㆍ동유럽 국가들이 우리나라를 찾았다면, 폐막 후에는 문 대통령이 베트남을 시작으로 해외 순방외교를 재개할 것이 유력하다. 일부 국가에 편중된 우리 무역시장을 다변화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행보가 갖는 의미는 자못 크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1월 아세안 3개국을 순방하면서 ‘신남방정책’을 천명하고 아세안ㆍ인도 등으로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베트남은 신남방정책의 거점국이자 우리나라가 세 번째로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다.

지난해 한-베트남 교역액은 639억 달러로 3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달 중 해외순방이 성사된다면 4개월 만의 재방문이다.

우리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아세안과의 교역 규모를 2000억 달러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인구 13억의 거대시장 인도와는 2009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을 체결한 이래 네 차례의 개선 협상을 통해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 무역의 중국ㆍ미국 의존 리스크가 크게 부각되는 상황에서 잠재력이 큰 신시장을 선별해 교역국가를 다각화하는 것은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다.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 직면한 우리 기업들은 다양한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새로운 판로 개척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특히 무역협회 등 여러 지원기관들이 신남방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각종 해외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을 적절히 활용할 만하다.

‘동북아’라고 통칭하는 한ㆍ중ㆍ일이 서로 확연히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듯, 동남아시장 역시 각기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

인구의 95%가 불교신자인 태국에서 불교는 종교라기보다 생활에 가깝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말레이시아는 할랄 인증에 매우 엄격하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인구가 많고 고소득층이 제법 형성돼 있어 소비재 시장을 공략해볼 만하지만, 라오스와 미얀마는 1인당 소득이 1000달러에 불과해 오히려 산업설비나 중간재 수요가 크다.

이 때문에 신남방 경제권을 하나로 보는 포괄적인 접근보다는 각국의 문화와 구매행태 등을 세밀히 이해하고 공략하는 맞춤형 전략이 유효하다. 특정 도시 또는 소비층을 우선적으로 공략해 교두보를 확보한 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살려 다른 섹터로 확산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초기 투자비용이 낮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해 현지 시장을 탐색하고 자사 제품의 장단점을 파악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창 올림픽 다음으로 주목받는 글로벌 빅 이벤트는 오는 6월에 개최되는 러시아 월드컵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한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러시아는 독립국가연합(CIS) 핵심국가이자 우리 경제외교의 또 다른 축인 ‘신북방정책’의 중심국이다. 세계적인 축제와 화합의 기류를 타고 우리 기업들이 남과 북으로 힘차게 뻗어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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