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요구 사실상 다 수용한 GM…노조 결단은?

- 차입금 전액 출자전환ㆍ본사파견 임원 축소ㆍ신차투입 로드맵 확약 등 勞 요구사항 대부분 받아들인 GM
- 한국GM “고임금ㆍ고비용 구조 개선이 투자 필수 전제조건…외투지역 지정 등 정부 지원은 그 다음 얘기”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이 내려진지 정확히 한 달. 치열한 책임공방 끝에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는 한국GM 노조 측 요구안을 대부분 받아들이며 투자를 약속했다. 정부도 경영 실사 작업에 돌입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제 노조의 결단만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GM에 따르면 미국 GM 본사는 노조의 요구를 사실상 거의 다 받아들인 상황으로, 곧 열릴 5차 본교섭에서 노조의 결단만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 8일 한국GM 노조가 밝힌 ‘노조가 GM에 요구하는 핵심내용’은 ▷한국GM 차입금 전액 자본금 출자전환 ▷본사파견 외국인 임직원(ISP) 및 상무급 이상 임원 축소 ▷신차투입 로드맵 확약 ▷내수 및 수출물량 확대방안 제시 ▷미래형 자동차 국내개발 및 한국GM 생산 확약 ▷군산공장 폐쇄결정 철회 등이다.

그러나 노조가 요구하는 이 사항들은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지난주 방한 당시 산업은행 등에 보낸 이메일 공문에 대부분 담겨있다.

먼저 GM 측은 27억 달러(2조9000억 원) 가량의 한국GM 차입금 전액을 출자전환하고, 본사파견 외국인 임직원 감축 및 리더십 구조를 간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GM 측은 이미 전무급 35%, 팀장 이상급 20% 감축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였다.

‘신차투입 로드맵’의 경우에도 GM은 “수출시장 수요 높은 2개 차종 글로벌 신차를 배정하겠다”고 공문에 명시했다. 실제 GM 측은 부평과 창원공장에 투입할 가능성이 높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두 차종에 대해 신차 배정 의사결정을 보류하고 있다.

GM은 ‘내수 및 수출물량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3조원 규모의 최신기술 및 신규 설비 투자 참여”를, ‘미래형 자동차 국내개발 및 한국GM 생산 확약’ 요구에는 “한국GM 디자인 및 연구개발 역량을 미래 신제품에 활용하겠다”고 각각 약속했다.

노조의 요구 가운데 군산공장 폐쇄결정 철회 요구만 회사가 못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한국GM 희망퇴직 신청자(2500명) 수가 군산공장 기존 직원수(2000명)을 뛰어넘어 공장 재가동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GM 측 설명이다.

특히 노조가 지난 4차 본교섭에서 언급한 ‘전기차 생산기지로 군산공장 활용’의 경우에도 현재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물량만으로 글로벌 수급이 충분한 만큼 생산기지를 늘릴 여력이 없다는 게 GM 측 설명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전기차는 아직 수익이 나는 차종이 아니기 때문에 설령 한국공장에서 생산한다고 해도 투자비 회수도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차 개발에 한국GM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본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결국 GM 측은 노조의 요구 대부분을 전향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임단협에서 노조가 비용 절감에 동의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정부의 외투지역 지정이나 투자 참여 여부는 GM이 어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 뿐더러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인 고임금 고비용 구조 개선을 하고 나서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본사의 투자와 신차 배정의 필수 전제조건은 정부 지원이 아닌 노조의 고비용 구조 개선 동참”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GM 노사 임단협 5차 본교섭은 이르면 이번주 후반 재개될 전망이다.

노조는 지난 4차 본교섭에서 회사 측 요구안(기본급 동결, 성과급 유보, 각종 복리후생 삭감)을 받아간 것을 토대로 오는 15일 임시대의원회의 이후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내놓을 전망이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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