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개헌안’ 등돌린 野…민주당 곤혹

우군 평화당·정의당도 부정적
일부선 “개헌 vs 호헌 편가르기 지방선거전략” 분석도

청와대가 대통령 개헌안의 골격을 잡고, 오는 21일 국회로 공을 넘기겠다고 밝혔다. 개헌의 공을 넘겨받을 민주당은 하지만 곤혹스런 표정이다. 진보, 보수 진영을 떠나 모든 야당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발의된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zero)다.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힌 자유한국당과 바른 미래당 외에도 우군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조차 개헌의 주체는 국회라며 부정적이다. 야당의 협조 없이는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가 불가능해지지만 정부ㆍ여당은 “6ㆍ13 개헌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대통령 개헌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과가능성이 없는 개헌안을 밀어붙이는 것이 이번 지선을 ‘개헌 세력VS 호헌세력’으로 만들기 위한 정부ㆍ여당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차담회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얘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로부터 보고받을 자문안 초안을 토대로 대통령 개헌안을 확정 지은 뒤 오는 21일 발의할 방침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연합뉴스]

야4당 지도부는 모두 개헌논의는 국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대통령이 중심이 된 밀어붙이기식 개헌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21일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될 경우 반대할 뜻을 밝히며 “대통령 개헌안 발의는 헌정사에 큰 오점을 남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종식이라는 촛불민심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당연히 반대할 것”라고 일축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간 대통령 개헌안에 포함된 4년 연임제가 국민의견과 동떨어져 있다고 강조해왔다.

심지어 ‘같은 편’을 자임해온 평화당과 정의당도 부정적이다. 보수야당의 반대로 통과되지도 못하는 개헌안을 내놔봤자 국민적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는 것이다. 조배숙 평화당 대표는 “한국당의 반대로 안되는 것 뻔히 알면서 내놓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며 4년 중임제가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제왕적 대통령제 고쳐보겠다고 개헌을 하는 건데 오히려 강화되는 모양이다. 절대 반대“라고 했다.

정의당도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거부감을 표시하며 국회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통화에서 “국회가 논의를 통해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는 시간이 5월까지 남아 있다”며 “21일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부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야당 설득을 위한 카드는 마땅치가 않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과의 약속보다는 중요한 카드는 없다”며 “야당의 개헌안을 확정해 놓고 치열하게 싸움을 해야된다. 야당이 개헌안을 내놓지 않으면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통과가능성이 없음에도 대통령 개헌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지방선거 프레임을 ‘개헌세력 대 호헌세력’으로 가져가려는 전략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개헌안이 부결이 되면 개헌이 지방선거 이슈가 된다”며 “결국에는 지방선거에서 개헌세력과 호헌세력이 충돌하는 모습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선진적 개헌안을 부결시킨 세력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병국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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